기고·박금화> 광주 스카이라인, 이제는 변화가 필요할 때
박금화 광주시 건축경관과장
2023년 03월 23일(목) 14:32
박금화 과장
세계적 도시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물이 아름답고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탄생한다. 크고 작은 건물들, 다양한 형태의 건축디자인이 만들어 낸 도시경관은 명품도시가 가지고 있는 필수조건 중 하나이다.

도시경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스카이라인이다. 스카이라인은 여러 건축물과 하늘이 만나는 윤곽선으로 건축물의 높이와 형태에 의해 만들어진다. 높낮이가 다른 다양한 디자인의 건축물들이 여백의 미와 함께 뿜어내는 선의 연장선은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런던, 샌프란시스코는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지닌 도시이다. 이 도시들은 개성을 잘 살린 스카이라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보존과 개발에 대한 철저한 계획에서부터 출발했다. 런던의 경우 주요 조망점을 중심으로 조망경관 관리체계를 수립했다. 도심부의 세인트 폴 대성당을 위한 조망 축은 1930년대 이후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스카이라인 관리를 위한 종합계획으로 도시디자인 경관 관리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은 건축물의 규모와 형태, 스카이라인, 조망 관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립되었다.

스카이라인이 잘 관리되는 도시는 오랜 세월을 거쳐 건축물높이 관리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마련하고, 이 지침을 건축가, 개발자의 의사결정 과정의 기준으로 활용한다. 그렇다면 광주시의 스카이라인은 어떨까?

광주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의 획일적인 층수에 의해 일자형 스카이라인이 형성되었다. 주택재개발사업이 밀집된 원도심 일부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중앙 고층형 스카이라인이 형성되고는 있으나 주변 원도심과는 단절되어 있다. 또한 교통거점에서 바람길 확보의 부족으로 시각적 개방감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동안 광주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건축물의 높이와 형태가 개별 필지 위주로 개발되어 도시 전체적으로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의 개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30, 40층 높이 제한’은 광주시의 스카이라인을 뚜렷한 특징없이 밋밋하게 만들었다.

민선 8기 들어 우리 시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광주만의 매력적인 스카이라인 형성을 위해 개선 방안이 마련되고 있는데 두 개의 핵심 키워드는 ‘높이’와 ‘형태’이다.

오는 상반기 고시될 예정인 2040 광주광역시 경관계획은 건축물의 높이, 즉 스카이라인 관리방안을 다루고 있다. 위 계획이 마련되면 시 전역이 일반지역 또는 중점경관 관리구역 경관설계지침에 따라 운영될 예정이다.

일반지역은 고밀 주거지, 가로경관 등으로 관리되고, 중점경관 관리구역은 기존의 무등산, 영산강 등의 4개소에서 백운 광장, 광천동 일원, 광주역 및 원도심 일원이 추가된 7개소로 확대 지정되어 좀 더 심도깊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층수로만 관리되었던 높이 규제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높이 관리로 가능해진다. 백운 광장, 광천동 일대는 상징적인 건물들이 들어서 도시에 걸맞은 스카이라인이, 우리 시의 대표적 자연경관인 무등산, 영산강 일대는 주요 조망 축에서 경관검토를 통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것이다. 즉 도시 다우면서도 자연의 웅장함 역시 간직한 도시경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물의 형태는 오는 4월 시행되는 광주광역시 건축물심의기준으로 관리된다. 건축물심의는 건축법에 따라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 건축허가 전에 시나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건축위원회에서 계획,구조,시공 등의 적합성 등을 심의하는 것이다. 바람길이 확보된 건축물의 배치 특화 디자인으로 다양성 유도, 주차계획, 조경계획 등과 같은 상세한 건축물심의기준을 통해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지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2045 탄소중립도시 목표 실현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광주광역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건축물에만 의무 적용되었던 설계기준을 민간 건축물까지 확대한다. 또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용적률 및 지방세 감면 등의 혜택을 통해 많은 친환경건축물이 건립될 수 있도록 제도의 활성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광주시는 스카이라인 형성을 위한 다양한 요소들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계획과 지침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 있다. 그 첫걸음은 한시적으로 운영되었던 층수 제한 해제일 것이다.

도시는 우리가 살아온 역사이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다. 광주를 이끌어나갈 2030 청년 세대들에게 물려줄 우리의 역사는, 그리고 그들이 살아갈 미래는 매력 넘치는 광주의 모습이었으면 한다. 도시경관 변화가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이 아닌 미래 시대를 살아갈 청년세대가 원하는 모습의 도시를 위해 활기 있고 매력 있는 도시경관으로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