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가격 또 오른다… 올해도 수급 불안 우려
광주 20㎏ 도매가 평년비 11% ↑
농촌경제연, “4월에 더 오를 것”
지난해 ‘감튀 대란’ 재연 조짐
관련업계 “수입선 다변화해야”
2023년 03월 26일(일) 17:42
26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 감자가 진열돼 있다. 지난 24일 기준 광주지역 감자 20㎏ 도매 가격은 평년 대비 11%가량 높은 4만6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던 감자 가격의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감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고온현상과 가뭄 등으로 감자 수급 불안을 겪었던 가공식품업계에서는 해외 수입선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광주지역 감자 20㎏의 도매가격은 4만6000원으로 평년(4만771원) 대비 11.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2주 전인 10일 5만원선에서 상당히 내려간 수준이다.

소매 가격 역시 광주지역 전통시장에서 감자 100g 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400원으로 평년(332원) 대비 17% 올랐다.

문제는 오는 4월에도 감자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4월 농업관측에 따르면 내달 감자(수미) 도매가격은 20㎏ 7만∼7만5000원선으로 지난해 4월(6만6999원)과 비교해 4∼12% , 평년 가격과 비교해서는 최대 4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장 물량 부족으로 지난해 대비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감자는 생육기인 이달에도 저온현상으로 출하량의 품질이 떨어지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설 봄 감자 생산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 일정 부분 상승폭이 안정세를 보일지라도, 원천적으로 이상고온현상이나 저온현상, 가뭄 등으로 출하량과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여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감자칩 등을 생산하는 제과업계나 감자튀김 등에 물량이 다량 필요한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이미 감자 수급에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가공식품업계에서는 대부분 5~9월에 주생산되는 국내산 감자를 사용하되, 국내 재배 일정과 수급에 따라 수입산 감자를 활용하는데, 현재 국내 정책상 감자의 경우 미국, 호주 등 특정 지역에서 재배한 감자만 수입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봄 오세아니아 지역 홍수 등 글로벌 기후변화와 물류대란으로 인해 공급 자체가 불안정해지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감자튀김, 웨지감자 등의 메뉴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었다. 당시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를 시작으로 롯데리아, 버거킹 등의 햄버거세트에서 ‘감자튀김’이 실종되며 이른바 ‘감튀대란’으로 불리기까지 했을 정도다.

업계에서는 오는 6월 또 한 번의 ‘감튀대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기후 이상으로 주수입처인 미국과 호주의 감자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국내산 감자 역시 평년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선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감자를 주원료로 한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오리온의 경우 지난달 정부와 주요 식품 회사와의 물가안정 간담회에서 수입 국가 다변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원재료 인상 등으로 기업이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물가안정을 위해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며 사전약정과 수매를 통한 수급 안정 계획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