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서포터즈, KFA 쇄신 요구
KFA 비위행위자 기습 사면 비판
1일 광주-수원 킥오프 3분간 침묵
전반 4분 걸개 들고 ‘쇄신’ 구호
2023년 04월 02일(일) 16:56
광주FC 서포터즈 빛고을이 1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홈경기에서 대한축구협회의 비위행위자 100명 기습 사면에 대한 쇄신을 요구하는 걸개를 들고 있다. 한규빈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비위행위자 100명 사면을 철회했지만 쇄신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FC 서포터즈 빛고을은 1일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홈경기에서 킥오프 직후 3분간 침묵을 지켰다.

가장 뜨거운 응원이 쏟아져야 할 시간임에도 정적이 흘렀고, 전반 4분이 되자 ‘축협의 변명섞인 입장문, 팬들이 받는 2차 가해’, ‘잘못을 했으면 쇄신을 해야죠!’, ‘영원히 기억될 그 이름 이한샘’ 등 3개의 걸개가 들어올려졌다.

KFA는 지난달 28일 2023년도 제2차 이사회에서 비위행위자 100명에 대한 사면을 기습 의결했다. 이에 대한체육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입장 발표뿐만 아니라 축구팬들의 1인 시위, 성명 발표, 비판 걸개 게시 등 반발이 이어지자 지난 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급히 징계 사면을 철회했다.

하지만 정몽규 KFA 회장은 임시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일선 축구인들의 건의, 한국 축구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 등 입장문을 낭독했을 뿐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후속 조치 등을 밝히지 않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빛고을 역시 이에 대한 거북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빛고을은 걸개와 함께 “쇄신하라 축협!”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걸개에 이한샘을 적시해 승부조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2012년 광주FC에서 프로 데뷔한 이한샘은 지난 2018년 은퇴선수 장학영의 승부조작 제의를 신고했다.

당시 아산무궁화FC 소속이던 이한샘은 9월 21일 부산아이파크와의 경기 전날 숙소에 찾아온 장학영이 5000만원을 건네며 퇴장 당할 것을 요구하자 즉각 구단에 사실을 신고했다.

장학영은 현장에서 승부조작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으며 이한샘은 연맹으로부터 승부조작 신고포상을 받기도 했다.

상대 팀인 수원 서포터즈 리얼크루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리얼크루는 ‘승부조작범에게 자비는 없다’는 걸개를 들고 “정신차려 축협!” 구호로 뜻을 함께했다.

또 양 서포터즈는 경기에 앞서 공동성명서를 내고 “이미 KFA는 축구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의혹 해명도 없고 책임 문책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팬들의 눈높이 타령을 하며 축구팬들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