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97-3> 쇼핑몰 주변 교통난 해소 대책 최우선 마련돼야
● 광주 복합쇼핑몰 남은 과제
광천동 퇴근시간 시속 5.8㎞ 불과
광주천 우로 확장 국비 반영 시급
市 ‘교통량 분산대책’ 조건부 승인
2023년 04월 30일(일) 17:40
광천사거리 교통량 분산을 위해 진행될 광주천 우로 확장공사. 광주시 제공
‘유통 불모지’ 광주에서 현대·신세계·롯데 등 국내 빅3 유통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유통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상권 경쟁을 하는 것은 흔한 광경이지만 인구, 경제, 산업 인프라가 초집중된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서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광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광주에 상업·문화가 결합된 복합쇼핑몰들이 들어선다는 점에선 기대감이 크지만, 대형 유통사가 보여줄 청사진 속에 사업지 주변이 안고 있는 교통난 등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신세계 신축·확장 사업이 추진중인 서구 광천동 일대는 광주신세계와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등이 위치한 대표적인 교통체증 지역이다. 현재 서구 죽봉대로에 있는 광천사거리 교통량은 하루 14만대, 차량속도는 퇴근시간 기준 시속 5.8㎞로, 교통소통 점수는 ‘열악’을 의미하는 F보다 낮은 FF다.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현대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오고 광주신세계가 확장되면 교통상황은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자료에 따르면 ‘더 현대 광주’를 통해 유입되는 내방객은 연간 3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인근에 위치한 광주신세계는 연 1000만명, 광천터미널은 연 4000만명이다. 향후 이곳을 지나는 차량속도는 어른 걸음 속도보다 낮은 시속 2.7㎞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는 광천동을 관통하는 광주천변 우로에 도로를 개설, 교통량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총 1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빛고을대로에서 광천2교까지 이어지는 3㎞구간을 왕복 4~6차로 개설하는 게 골자다. 다만 국비 투입을 위해선 2026년 시행되는 제5차 대도시권 교통혼잡 개선사업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와관련 강기정 시장은 지난 3월 광주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빛고을대로-광천2로’를 비롯해 광주와 함평을 잇는 ‘광산삼도-함평나산’ 도로의 국가계획 반영을 요구했다.

광주시는 이와 함께 ‘더현대 광주’의 지구단위수립계획 단계에서 교통영향평가 및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쇼핑몰 주변도로 확장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시가 계획한 혼잡도로 개선안이 실행되기 위해선 국토부 계획에 먼저 반영돼야 한다”며 “사업부지 주변도로 개선문제는 지구단위수립계획 단계에서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신세계 확장안에도 교통량 분산 대책이 담겼다. 확장안에는 서구 군분2로 60번길 158m 중 75m를 살리고 117m 대체도로를 내 ‘ㄱ’자 모양으로 도로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제시돼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광주신세계가 제시한 도시관리 계획 입안 여부를 심의한 끝에 조건부 동의로 결론지었다. 광주시가 조건부로 내건 요구사항 중 교통체증 대책에 해당되는 내용은 △시 도로(83m) 부지 편입 뒤 개설하는 대체도로(117m)의 양방통행 및 양쪽 공공보행 △광천사거리 남북방향 지하차도(480m) 신설 등이다.

광주시는 광주신세계측에서 지구단위수립계획안에 이같은 조치를 담을 경우 도시계획 입안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8월 광주신세계를 대폭 확장해 프리미엄 백화점인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 백화점 확장을 위해 필요한 도로 선형변경과 교통대책인 지하차도 건설 등을 담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주민 제안서를 광주시에 제출했지만 공공기여 및 교통난 대책이 충분치 않다는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재자문으로 의결됐었다.

광주천 우로. 광주시 제공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