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적 경계를 넘어선 모든 존재들의 ‘연결’
여성가족재단 허스토리 공모전
27일까지 여성작가 4명 참여
2023년 09월 11일(월) 09:58
광주여성가족재단의 허스토리 공모전 ‘CONNECT’에서 감상할 수 있는 김도희 작 사라진 그곳에서 삶을 마주하다. 광주여성가족재단 제공
광주여성가족재단이 제6회 허스토리 공모전 ‘CONNECT(커넥트·연결)’를 오는 27일까지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여성의 나이듦과 가사노동의 가치를 주제로 한다. 특히 각자의 위치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진지하게 그려낸다.

공모를 통해 선전된 참여작가는 김도희, 김정(혜윰), 김키미, 김해숙(여울) 등 4명이다. 작가들은 지구 생태계의 구성요소들이 ‘유기체’라는 관점에서 인간과 동물, 인간과 비인간 동물, 자연 등의 관계를 다시 바라본다.

김도희는 인간과 비인간동물(물질)에 주목한다. 화폭에는 오래되고 낡은 동네의 슈퍼, 고양이, 고목, 버려진 밥상 등이 담겨있다. 누구도 찾지 않는 오래된 물건들, 크고 작은 돌이나 나무들은 누군가 값어치의 유무를 말하지 않아도 그저 그 자리에 묵묵히 오랜 시간 존재한다. 필요나 가치, 출신의 높낮이를 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에 따뜻한 위로를 얻는다.

김키미는 인간과 숲을 노래한다. 그는 개발이라는 이름의 쉽게 베어지는 한 그루의 나무가 국가폭력 앞에서 무너지는 시민과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베어지는 나무를 지키지 못한 분노와 슬픔을 느낀 작가는 자신만의 그림 묘사를 통해 사랑을 기도한다.

김정, 김해숙은 ‘나이듦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억압되고 통제된 몸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서로 마주본다. ‘나이듦’이란, 본래의 나를 되찾은 감격의 시간임을 깨닫는다.

광주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긴밀히 연결된 유기체로 구성됐다. 참여작가 네명의 여성 또한 ‘여성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생물학적 가족, 인간과 자연, 비인간 동물, 무생물·물체 등의 연결과 관계성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며 “특히 우리 사회의 지배와 종속의 중심이 되는 ‘지식’(전무가)과 ‘무지’(비전문가) 사이의 독단적 경계를 고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관람이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 전시를 영상으로 기록해 광주여성가족재단 유튜브 및 온라인전시관(재단 홈페이지)에 공유한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주말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는 광주 동구 광주여성가족재단 건물 3층에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