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접어든 이재명 단식…민주 ‘출구 없어’ 우려
의학적 소견 한계…“중단 바람직”
‘요구사항’ 정부·여당 검토 안해
李 “尹, 폭력적으로 모든 것 억압”
‘요구사항’ 정부·여당 검토 안해
李 “尹, 폭력적으로 모든 것 억압”
2023년 09월 13일(수) 16:26 |
![]()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고민정 최고위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
하지만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에선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어 당장 단식을 중단할 출구가 뾰족하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31일 단식을 시작한 이후 14일차가 됐다. 건강 상태가 나빠지면서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단식 농성장은 당 대표 회의실로 옮겼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이) 2주에 접어들어서 건강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고 기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다”며 “체력 소모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실내로 단식장을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통상 10일에서 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인 손상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식은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단식 장기화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수시로 혈당, 체온 등 건강 상태를 살펴왔다. 하루 단위로 파악하던 건강 상태를 하루 2~3회로 늘리고 심박동 패치도 붙여 의료진이 24시간 지켜보고 있다.
천 의원은 “아직 이 대표의 체온, 혈당, 혈압은 심각하게 비정상적이진 않다”면서도, “다만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기능 저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국정 쇄신 및 개각 등 3가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이를 검토조차 하지 않는 등 단식을 중단할 마땅한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중단 권고가 출구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이 운영하는 청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 단식 중단 요청’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을 멈출 명분은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총회에서 단식 중단을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아 지도부가 뜻을 전달했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한 의원은 “현재로선 이 대표의 의지만이 단식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폭정이 선을 넘고 있다며, 당장 그만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너무 기운이 없어 보이셔서 걱정이다, 건강을 먼저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단식 중단을 권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아직 똘똘하다”고 강행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 대표는 ‘더미래’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어느 선에서 멈추거나 그럴 가망이라도 있으면 뭘 좀 해보겠는데, 내가 국가라는 생각으로 폭력적으로 모든 것을 억압하려고 하니까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