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재명에 "기운차려 다시 싸워야"
병원 찾아 위로·단식 중단 권유
“진정성, 결기 충분히 보여줘”
2023년 09월 19일(화) 18:35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위로하고 단식 중단을 간곡하게 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30여분 동안 이 대표와 얘기를 나눴다.

병실에 들어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손을 꼭 쥐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침대 옆에 앉아 대화를 이어갔다.

문 전 대통령은 “링거랑 수액만 맞고 곡기는 여전히 안 한다”며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의 안부부터 물었다.

이 대표는 작은 목소리로 “생각이 없어가지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단식 장기화로 힘줘 말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문 전 대통령은 “내가 열흘 단식을 했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20일째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 대표는 ‘세상에 힘든 사람이 더 많다’는 취지로 추정되는 답변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 중단을 권했다.

그는 “그런 마음은 우리가 충분히 공감한다. 또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며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한다”며 “빨리 기운 차려서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과 여당을 향해 하는 말인 듯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로 들리는 답변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9·19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을 하는데, 이제 거기에 갈 것이다. 뿐만 아니고 이 대표 단식하는 거 와서 위로도 하고, 만류도 하고 싶고 (그랬다)”며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지 않나.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그걸 늘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