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고물가에 제수음식도 ‘간편식’ 찾는다
여행수요 증가·상차림 간소화 여파
송편·전·나물 소량 냉장식품 '인기'
작년 추석대비 매출 20~40% 늘어
유통업계, 물량 확대·할인 등 경쟁
2023년 09월 26일(화) 13:56
26일 광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제수용 간편식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 제수용 간편식 모음. 이마트 제공
“제사는 지내지 않더라도 명절이니 추석 음식은 먹으려고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 식품을 구매했어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6일 광주 한 대형마트. 이곳에서 만난 최민영(32)씨는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기만 하면 되는 냉장 송편을 카트에 담으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올 추석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국내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며 “그래도 추석이니 송편은 먹으려고 저렴한 간편식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6일 간의 긴 추석 연휴와 고물가 속 차례 상차림 간소화 추세 등의 여파로 간편식 제수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송편, 전, 나물 등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명절 음식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피코크 간편식 제수용품 매출은 지난해 추석 대비 약 39% 오르며 간편 명절 음식에 대한 높은 수요를 증명했다. 간편 제수용품은 지난 설(명절 전 2주간)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4.5%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 같은 기간 자체 브랜드(PB) 제수용 간편식 매출은 약 30% 상승했다.

고물가 여파와 차례상 간소화 추세에 더불어 추석 연휴기간 고향에 가지 않고 나홀로 보내려는 ‘혼추족’이 증가하며 간편 명절음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롯데멤버스가 지난 19일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0.0%가 ‘올해 추석에는 집에서 쉬겠다’고 답했다. 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56.4%에 달했다.

이같은 현상에 발맞춰 유통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간편 제수용품 물량을 늘리거나 명절 음식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오는 29일까지 피코크 간편 제수음식과 즉석조리 먹거리 행사를 연다. ‘피코크 제수용품’을 2만5000원 이상 결제하면 신세계상품권 5000원을 준다.

특히 이마트는 늘어나는 명절 간편 제수용품 수요에 따라 올해 추석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 준비 물량을 전년 추석 대비 약 10%가량 확대했다. 행사 상품으로는 송편, 떡갈비, 모듬전, 잡채, 오색꼬치전 등 20여 종의 간편 제수음식부터 참기름, 카놀랴유, 튀김가루 등 재료까지 총 30여 종 상품이 포함된다.

또 송편, 전 이외에도 국내산 고사리, 도라지, 무나물, 취나물 등으로 구성된 ‘명절 6종 나물(360g)’을 998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손쉽게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는 다양한 간편 명절음식 할인에 나섰다. 대표 상품으로 ‘홈플식탁 잡채·모둠전’은 각 6990원, 9990원에 판매하고 2개 이상 구매 시 10% 할인한다. 녹두전, 오색송편, 오미산적 등 ‘홈플러스시그니처 간편 명절음식 10종’은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10% 할인가로 선보인다. 또 ‘삼색나물(고사리·도라지·취나물)’은 9990원에, ‘건채소 5종(건목이버섯·건표고버섯·건고사리·고흥건취나물·고흥건곤드레)’은 1만1990원, 1+1에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간편하게 명절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늘며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