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다차로 ‘무진대로’ 지워진 차선 방치 ‘위험’
광천동 구간 무진대로 16차선 도로
버스·화물차 등 차선변경 잦은데
차선 지워져 운전자들 위험천만
시 “예산 부족… 내년에 조치할 것”
버스·화물차 등 차선변경 잦은데
차선 지워져 운전자들 위험천만
시 “예산 부족… 내년에 조치할 것”
2023년 10월 24일(화) 18:28 |
![]() 광주 무진대로 광천동 구간 왕복 16차로 증 일부 차선이 지워져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으며 운전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
24일 오전 10시께 찾은 광주 서구 광천사거리.
죽봉대로와 무진대로가 교차하는 광천사거리는 기아자동차 공장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신세계 백화점이 인접해 있어 일반 차량뿐만 아니라 주요 시내버스와 화물차량 또한 통행하고 있지만 버스전용차로를 표시하는 파란색 차선 외에 일반 점선 차선은 희미해져 운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무진대로에서 계수교차로 방면으로 직진하는 차량이나 신세계백화점을 왼쪽에 끼고 좌회전하는 차량이 죽봉대로에서 무진대로로 우회전을 하는 차량과 합류하면서 쉴새없이 깜빡이가 켜지고 차선을 바꾸려는 이들로 시종 내내 혼란스러웠다.
실제로 취재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죽봉대로에서 우회전해 무진대로로 합류하려던 차량이 직진 차량과 부딪힐 뻔하면서 경적이 울리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도로에는 차선 대신 짙은 타이어 자국이 도로 곳곳에 남아있었다.
![]() 지난 23일 오후 7시9분께 차선이 지워진 무진대로를 주행하던 중 옆 차량이 위험하게 차로를 변경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독자의 블랙박스 영상 캡처. 독자 제공 |
김씨는 “부딪힐까봐 잠시 오른쪽으로 피했지만 차로대로 주행하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하면서 한참을 가고 나서야 주행위치를 바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넓은 도로의 특성상 차로를 무리하게 변경하는 차량이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진대로는 광주 광산구와 서구 농성동 광천1교 교차로까지 연결되는 도로로 왕복 6~16차로, 총연장 9.27㎞에 달한다. 이중 광천동의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앞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차로가 많은 도로(왕복16차로)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임명준(57)씨는 “도로가 넓어 다들 속도를 내면서 다닌다. 그래서인지 접촉사고도 많이 목격했다”며 “끝차로에 있는 차량이 좌회전이나 유턴차로를 타기 위해서 7개의 차선을 넘어가야 한다. 당연히 위험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9년째 택시를 몰고다니는 기사 장모(48)씨도 “차선이 다 지워져서 차가 다들 어떻게 달려야할지 헷갈려한다. 낮에도 희미한데 밤에는 아예 보이지 않아 운전을 매일같이 하며 길에 능숙한 우리들도 위험하다고 느낀다”며 “차선을 자주 바꾸는 이런 곳은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사고나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평소 무진대로 광천동 구간을 지나 퇴근하는 직장인 유모(30)씨는 “퇴근시간에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매번 주위에서 끼어드는 차량이 없는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며 “차선이라도 제대로 그려서 차량이 제대로 주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 24일 광주 무진대로 광천동 구간 왕복 16차로 증 차로 3개를 구분하는 차선이 통째로 지워져있다. 김혜인 기자 |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광주 관내 180여개의 교통시설 및 정비 민원이 접수됐으나 80여개밖에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며 “광천사거리 구간에서 차선이 퇴색됐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예산 문제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 예산이 마련되는대로 차선 도색 등 정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