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자산의 가치,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2024년 04월 18일(목) 17:47 |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전 세계의 기축통화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확고한 자산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화폐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의 중앙화폐인 달러를 가상화폐와 비교해보자. 달러는 과연 스스로 가치를 갖는 화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달러는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달러 금본위제를 폐지함으로써 그저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한 교환 수단이 됐다. 사람들이 달러를 믿는 것은 달러 스스로의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고 미국의 힘을 믿는 것 뿐이다. 하지만 힘의 역사는 늘 변화하기 때문에 미국이 영원히 세계의 패권국가로 남을 것이라는 보장은 힘들다. 미국이 패권국가의 지위를 상실하거나 혹시라도 중남미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몰락하게 된다면 달러는 언제든 종이 한 장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중앙집권적인 국가에 의존하는 달러 같은 중앙화폐와 비교해서 탈중앙화를 이루어낸 비트코인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상화폐(비트코인)는 어떤 국가의 흥망성쇄와 상관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금도 마찬가지다. 수 만년 전 수렵시대 금은 아마도 돌보다도 못한 존재였을 것이다. 돌은 금보다 단단해서 사냥도구로라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금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중앙집권화가 진행되면서 희귀하고 녹이 잘 슬지 않는 금이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지금의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다.
자산의 가치는 눈으로 보고 만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산이나 화폐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대중의 신뢰다. 사람들의 신뢰가 쌓이기 시작하고 희귀성이 동반되면 그 자산은 스스로의 가치를 창조하게 된다. 비트코인은 달러와 달리 위조가 불가능하고 2100만 개로 채굴량이 한정되 있어 희귀성이 높다. 중앙화폐처럼 마음대로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량을 늘릴 수 있는 화폐가 아닌 것이다. 투자자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제외시켜서는 안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