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희망의 바다
이용환 논설실장
2024년 05월 30일(목) 17:19 |
![]() 이용환 논설실장 |
육당 최남선에게도 바다는 경이로움의 대상이었다. 190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잡지 ‘소년’에 쓴 시에서 “큰 것을 보고자 하는 자/넓은 것을 보고자 하는 자/기운찬 것을 보고자 하는 자/끈기 있는 것을 보고자 하는 자는/가서 시원한 바다를 보아라.”고 했다. “철~썩 처얼썩 척 쏴~아/때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치면서/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로 시작하는 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는 웅혼한 바다를 노래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의 물 96.5%를 품은 지구 생명체의 시원(始原)이다. 육지 생물의 7배에 이르는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엄청난 자원과 에너지가 담겨있고 어업, 관광, 선박 운송 등 경제 활동의 기반으로도 중요하다. 이런 바다를 두고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영국의 모든 승리는 바다와의 강력한 연결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대영제국의 힘의 원천이야말로 바다의 활용에 있었다는 의미일 게다.
31일은 29회를 맞는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이날 해양수산부는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전남일보도 이날 목포시와 함께 영암금호방조제에서 바다살리기 행사를 진행한다. 내달 4일에는 신안군과 자은 둔장해변에서 바다살리기 행사가 펼쳐진다. 올해 바다의 날 주제인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바다’처럼 바다는 인류의 희망이다. 바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도 달려 있다. 바다의 날인 오늘 하루라도 삶의 원천이면서 경외의 대상이라는 바다의 소중함을 되새길 일이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