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도로 안전시설 미비…운전자 불안 고조
야간 드라이브 명소로 ‘인기몰이’
커브·낙차 심해 추락사고 잇따라
조명시설 부족…시야 확보 어려워
“가로등 추가 설치 등 안전 확보”
커브·낙차 심해 추락사고 잇따라
조명시설 부족…시야 확보 어려워
“가로등 추가 설치 등 안전 확보”
2024년 08월 11일(일) 18:42 |
최근 광주 북구 청풍동 청풍쉼터 삼거리 주차장 인근 도로에서 한 차량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
광주 북부소방대원들이 지난 5월12일 북구 금곡동 인근 도로에서 화재로 전복된 차량을 진압 구조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최근 찾은 광주 무등산 산장 도로. 동구 산수동에서 무등산 곳곳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드라이브 명소’로 알려져 늦은 시간에도 많은 차량이 오고 가고 있었다.
이곳 도로는 산길을 따라 조성돼 커브와 낙차가 상당히 가팔라 사고 발생에 취약한 곳이지만, 조명시설이 부족해 일몰 후 일부 구간은 가까이에 있는 차선과 교통 시설물 등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다.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 등 교통안전 시설물도 극히 일부 구간에만 설치됐으며 단속 카메라 등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방지할 시설물 역시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구간이 시속 30㎞로 가속이 제한됐음에도 일부 구조변경 차량들이 중앙선을 넘나 들며 빠른 속도로 추월하는 등 아찔한 곡예주행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무등산 일대 도로에서의 사고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2일 북구 화암동 편도 1차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에 있던 30대 운전자 A씨 등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커브 길을 내려가다 속도를 늦추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4일 북구 청풍동의 한 도로에서 40대 남성 B씨가 몰던 승용차가 비탈길 아래로 추락해 B씨가 타박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B씨 역시 커브 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철제 울타리를 뚫고 10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서도 잇따라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12일에는 북구 금곡동의 한 도로에서 20대 C씨가 몰던 차량이 가로등을 들이받아 전복됐다. 해당 사고로 차량과 가로등이 파손됐고 C씨를 비롯한 동승자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시민들은 무등산 일대 도로 과속 주행에 따른 통행 불안과 소음공해 등 불편을 호소했다.
인근 주민 김모(54)씨는 “일부 튜닝차량 동호회의 과속 레이싱이 기승을 부려 주변 도로를 통행할 때마다 불안을 느낀다”며 “여름철 창문을 열어두면 튜닝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들어와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김대훈(26)씨는 “야경을 보기 위해 종종 무등산 일대를 찾지만, 이곳 일대는 조명이 매우 어둡고 일부 운전자들의 난폭운전을 방지할만한 시설이 부족해 안전에 위협을 느끼곤 한다”며 “지자체와 경찰 등에서 도로 안전을 위한 각종 시설물을 설치함과 동시에 교통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자체는 시민들의 불편사항과 민원이 접수되면 가로등을 추가 설치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무등산 산길 2차로 일대에 있는 가로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능이 저하돼 노후 보안등 교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민원이 접수되면 조명시설 추가 설치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단속과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 민원이 접수돼 무등산 일대의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고 판단되면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를 배치하는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자치구·한국도로교통공단 등과 협력해 주기적으로 불법 구조변경 차량 등을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내 교통안전 취약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시민 안전과 불편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