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천재 복서' 이준희 "목표는 LA서 금메달!"
2025년 05월 13일(화) 15:04
한국 복싱계가 주목하는 기대주 이준희(15·창원안골포중). 연합뉴스
한국 복싱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임애지(화순군청)가 여자복싱 최초로 메달을 목에 건 뒤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임애지가 동메달을 획득해 2012년 한순철 이후 한국 복싱 선수로는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메달을 수확했다면, 2028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남자 선수가 다시 시상대에 서는 것이 한국 복싱의 지상과제다.

이준희(15·창원안골포중)는 한국 복싱계가 주목하는 기대주 가운데 한 명이다.

같은 나이대에서는 적수가 없는 이준희는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에서 중학교 2학년임에도 복싱 라이트 밴텀급에서 숱한 ‘형님’들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2025년 17세 이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9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청소년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소강체육대상에서 꿈나무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은 이준희는 와 인터뷰에서 “사각 링에서 두 선수가 마주 보고, 기술이 들어갔을 때 손에 전해지는 느낌이 복싱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국 청소년 국가대표팀에서 이준희를 지도하는 김경수 감독은 “일단 신체 조건이 좋고, 그것을 잘 이용한다. 장신으로 긴 팔을 이용한 잽이 좋은 선수”라며 “한국 복싱의 미래라 잘 키워야 한다”고 주목했다.

이준희가 복싱 글러브를 처음 낀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다.

아버지 이상준씨가 창원에서 운영하는 복싱 체육관은 어릴 때부터 그의 놀이터였다.

장난삼아 시작한 복싱은 적수를 찾기 어려웠고, 아버지는 본격적으로 선수로 뛰어볼 것을 권유했다.

이준희는 “아버지께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중학생 형이랑 스파링을 붙여보더니, 갑자기 재능이 있다면서 선수를 권하셨다”면서 “계속해서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경남체고에 재학 중인 이준희의 형 이건희도 복싱 선수다.

이준희와는 다르게 헤비급 선수이며, 지난해 전국체전 고등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강자다.

이건희 역시 19세 이하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준희는 “형은 아버지를 닮아서 체급이 저보다 훨씬 높다. 대신 저는 스피드를 살린 복싱을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아버지 덕분이다. 아버지가 계속 미트 잡아주시고, 분석도 많이 해주신다. 경기 앞두고는 ‘무조건 지지 말라’고 하신다. 아버지 노력에 감사드리고, 메달로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가 자랑하는 기술은 이른바 ‘쓱빡’이다.

상대 펀치를 가벼운 몸동작으로 ‘쓱’ 피하고, 카운터를 ‘빡’ 날리는 기술을 가리키는 은어다.

무패의 복싱 황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상체를 살짝 틀면서 상대 펀치를 흘리고, 카운터 훅으로 반격하는 게 ‘쓱빡’의 정석이다.

이준희는 “기술을 갈고닦고, 근력도 많이 키워서 외국 선수들도 많이 이기고 싶다. 그리고 LA 올림픽에서 금메달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