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겸업' 김성준 미국행…광주일고 5호 메이저리거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 합의
서재응·최희섭·김병현·강정호 이어
'한국의 오타니' 탄생하나 기대
전문 훈련으로 큰 성장 가능성
"외로워 하지 말고 이겨내기를"
2025년 05월 14일(수) 16:16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하는 광주일고 투수 겸 내야수 김성준. 연합뉴스
타율 3할, 시속 150㎞ 강속구 투수. 광주일고의 김성준(18)이 ‘투타 겸업’이라는 이례적 조건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광주일고 출신으로는 서재응, 최희섭, 김병현, 강정호에 이은 다섯번째 메이저리거다.

광주일고 조윤채 감독은 14일 전남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에 입단한다고 밝혔다.

계약금은 100만~130만달러(한화 약 14억원~18억원)로, 15일 출국해 도장을 찍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준은 일본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처럼 투타 겸업을 하고 있다. 그는 수창초-충장중을 거치며 타격 유망주로 성장했고, 고교 진학 후에는 투수로도 가능성을 폭넓게 인정받았다.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투수로 1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 2.65를 기록했고, 타자로는 28경기 타율 0.307을 기록하며 투타 모두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의 1라운드 지명 유력 후보로도 꼽혔지만, 김성준은 ‘투타 겸업’을 실현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행을 선택했다. 미국에서는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처럼 투타 양쪽에서 동시에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서다.

김성준은 올해 초부터 메이저리그행 관심을 부쩍 드러내면서 그에 걸맞는 기량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 구속과 타율 향상으로 이어졌다.

조윤채 광주일고 감독은 국내 무대에서 실력을 더 다져보길 권했지만, 제자인 김성준의 확고한 꿈과 의지를 지켜보며 결국 그의 선택을 지지하게 됐다.

조윤채 감독은 “성준이는 언어도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될 수 있지만, 그의 재능과 꿈을 믿는다”면서 “투수로는 아직 선발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훈련 없이도 시속 150㎞를 던지는 천부적 재능을 지녔다. 전문적인 투수 훈련을 받는다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이어 “야구 하나만 보고 달려가는 성준이에게 광주, 그리고 한국에서 보내는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후회 없는 선택이 되도록 끝까지 잘해내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1923년 창단한 광주일고 야구부는 서재응, 최희섭, 김병현, 강정호 등 한국에서 가장 많은 4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해온 명문 고교로, 김성준의 이번 메이저리그 진출은 광주 야구 저력의 또 다른 증명이자, 지역 아마야구 전체에 긍정적 자극이 될 전망이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