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2008년 금융위기 보다 심각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중장기 산업 체질 전환 필요
중장기 산업 체질 전환 필요
2025년 05월 15일(목) 07:36 |
![]() 지난달 23일 광주 북구 본총동 한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북구청 공동주택과 직원들과 현장 관계자들이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연합뉴스 |
특히 과거보다 구조적으로 복합성을 띠고 있는 경기 침체로, 정책 지원과 중장기적 산업 체질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1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한 최근 건설경기 진단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 건설경기를 비교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지난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16.6% 감소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1%보다 큰 격차의 감소폭을 보였다.
건축 착공면적 역시 2008년은 전년 대비 22.2% 감소했으나, 2023년에는 -31.7%로 크게 줄었다.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경상)은 2007년 6.6%, 2008년 4.9%, 2009년 3.2% 등으로 과거 둔화했지만, 성장세 자체는 이어간 반면 최근에는 2022년 12.4%, 2023년 10.7%, 2024년 -3.2% 등으로 하락 전환했다.
건설투자 역시 2022년, 2024년 각각 전년 대비 3.5%와 3.0% 감소하며 2008년 2.7%보다 감소폭이 컸다.
주택 수요 부진 지표로 꼽히는 연도별 미분양(12월 말 기준)의 경우 2008년 16만5599가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의 경우 6만8107가구로 물량 자체는 2008년 보다 적었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284.6%로 가팔랐다.
건설기업의 수익성 지표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건설업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지난 2007년 8.5%에서 2009년 2.8%로, 2021년 6.2%에서 2023년 3.4%로 떨어졌으며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07년 6.4%에서 2009년 5.2%로, 2021년 4.8%에서 2023년 3.0%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이런 지표들을 기반으로 최근 건설경기 악화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빠르고,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고 진단했다.
먼저 금융위기 당시 국내총생산(GDP)이 2009년 0.8%까지 급락하기는 했지만, 2010년 7%로 반등한 뒤 코로나 대유행 전까지 3% 안팎 성장세를 유지한 반면 2023년 1.4%, 2024년 2.0%에 이어 2025년과 2026년에도 각각 1.5%, 1.8%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 저성장’을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신속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 및 물가안정 기조 등 금융 여건상 어렵다는 부분도 문제로 꼽혔다.
또 자잿값 급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건설사 수익 저하 및 분양가 인상 부담 상승도 건설경기 장기 침체 원인으로 꼽혔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 부담, 가구 수 증가세 둔화 등에 따른 주택 수요 위축도 포함됐다.
연구원은 “과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나 빠른 기준금리 인하 등 공공 주도의 신속한 경기 부양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고물가와 고부채, 미국과의 금리 역전 등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제약이 있고 재정수지 적자 지속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로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가 어렵다”며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공 발주 정상화, 도심 재정비사업 활성화 등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건설 현장의 자금 흐름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자본의 적극적 활용, 공사비와 기간 현실화, 인력 수급 문제 대응 등 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