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9주기… "여성폭력 해결" 추모 물결
2025년 05월 17일(토) 12:19
지난해 5월17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강남역 살인사건(서초동 주점 화장실 살인사건) 8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강남역 살인사건’ 9주기를 맞아 여성·시민단체 등이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다.

17일 젠더폭력해결 페미니스트 연대 등 92개 여성·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모여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집회를 연다

이날 집회는 지난 2016년 5월17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노래방 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가해자는 “여성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집회를 주최하는 여성·시민단체들은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지난 9년간 미투운동·딥페이크 규탄 시위 등으로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으나 여전히 여성들이 폭력과 차별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주희 널싱페미 대표는 지난 12일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9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당시 가해자가 평소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라고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여성 한 명이 살해당하고 한 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해 우리 사회를 또 한 번 충격에 빠트렸다. 피해자 역시 성차별적 폭력의 희생자였고, 그 사건은 강남역 사건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에 대한 현실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도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는 신당역, 인하대, 신림동 등산로, 강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 등 추모할 ‘강남역’이 계속 늘어났다”며 “그것이 우리가 추모를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변정아 부천새시대여성회 사무국장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양한 폭력이 여전히 여성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이때,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탄핵 광장을 우리 손으로 열어낸 것처럼,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 젠더폭려이 우리를 위협하지 않는 세계를 우리 손으로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