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야구사 새옹지마
최동환 취재2부 선임부장
2025년 05월 19일(월) 18:03 |
![]() 최동환 취재2부 선임부장 |
변방에 살던 한 노인이 기르던 말이 도망가자 마을 사람들이 위로했지만, 노인은 “이것이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낙심하지 않았다. 몇 달 후, 말은 다른 준마를 데리고 돌아왔고, 마을 사람들은 축하했지만 노인은 다시 “이것이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기뻐하지 않았다. 이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다리가 부러졌지만, 이 일로 인해 전쟁에서 징집되지 않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새옹지마’는 이처럼 인생의 일들이 예측할 수 없으며, 현재의 고난이 미래의 복이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고사성어는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유연하게 대처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는 야구에도 적용된다. KIA타이거즈가 그렇다. KIA타이거즈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공수 양면을 압도하며 87승 2무 55패(승률 0.613)로 7경기를 남겨놓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플레이오프를 거친 정규시즌 2위 삼성라이온즈를 상대로 4승 1패를 거두며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IA타이거즈는 올해도 1강으로 꼽히며 13번째 한국 시리즈 제패에 이어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김도영을 시작으로 박찬호, 김선빈, 곽도규, 나성범, 위즈덤 등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졌고, 불펜 불안과 침체된 타선까지 겹치면서 이달 16일까지 하위권에서 허덕였다.
그러나 KIA 선수단은 실망하지 않고 절치부심했다. 시즌 초창기에 닥친 시련으로 삼고 이겨내기 위해 똘똘 뭉쳤다. 그 결과 지난주 6연전부터 호랑이들의 기운이 살아났다. 선발진과 불펜진이 안정된 마운드를 이끌었고, 타격도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승 1패,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3승을 챙기면서 8위였던 순위를 공동 4위까지 끌어올렸다.
지난주 기세가 이어지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디펜딩 챔피언’다운 위용을 내뿜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