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주서 프로게이머 체험…‘e스포츠 지원’ 관심
조선대 광주e스포츠경기장 방문
“지역 활성화 방안 부족 아쉬워”
“인프라 갖춘 광주서 많은 활용”
대선 후보 유일 공약 “적극 육성”
2025년 05월 19일(월) 18:4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에 위치한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K-콘텐츠e스포츠 LEVEL UP!’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에서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체험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지난 17~18일 광주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선대학교 e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리그오브레전드(LoL)’ 경기를 직접 체험하며 e스포츠 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철권 프로게이머 ‘무릎’ 배재민, 박정석 브리온e스포츠 단장, 천시아 캐스터(우송대 e스포츠학과 교수), 김세환 넥슨 팀장 등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재명 후보는 ‘K-콘텐츠 e스포츠 LEVEL UP!’ 간담회에서 “e스포츠를 약물 중독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들에게 꿈과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전환돼야 한다”며 “광주처럼 e스포츠 경기장을 갖춘 지역에서 더욱 많은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게임특위 신설을 강조하며 “스포츠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 콘텐츠 개발과 이용자들의 불편 해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2020년 12월 개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시설로, 1005석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발로란트 세계대회와 전국장애인 e스포츠대회 등 대형 행사가 열리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2023년 기준 연평균 활용률은 22.6%에 그쳤다. 꾸준한 콘텐츠 유치와 지역 활성화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지역 사회에 중요한 기회다. 이번 21대 대선에서 e스포츠 공약을 내건 건 이재명 후보가 유일하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별도의 e스포츠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또한 2022년 대선에서 지역 연고제 도입과 경기장 설립을 약속했지만 예산 부족과 정책적 실행력 부재로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광주 조선대e스포츠경기장에서 e스포츠 산업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게임특별위원회 조승래, 강유정 의원, 김세환 넥슨 이스포츠팀 팀장, 박정석 OK저축은행 브리온 이스포츠 단장·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이후보, 배재민 철권 프로게이머(활동명 ‘무릎’), 천시아(이스포츠 캐스터). 정성현 기자
정치권의 약속이 현실이 되려면 정책적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시아 캐스터는 “국내 e스포츠 시장은 단일 종목에 치우쳐 있고, 선수 등용문이 넓지 않다”며 “지역 리그 활성화, 프로팀 창단, 청소년 아카데미 설립 등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릎(배재민) 선수는 “은퇴 후 지도자나 다음 세대 양성에 기여하고 싶지만, 아직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다”며 “e스포츠 선수들의 은퇴 후 삶에 대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전문가들은 광주가 진정한 e스포츠 메카로 성장하려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정기 리그 유치와 지역 연고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연철 호남대 e스포츠학과장은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광주만의 색깔’을 담은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광주 내 대규모 e스포츠 행사가 예산 부족과 게임사 협의 지연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 지자체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과 게임사·방송사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조승래·강유정 게임특위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 게임 수출액이 12조 1402억원에 이르렀고, 아시아 주요 게임 대회에서 철권, 스트리트파이터, 포켓몬, 배틀그라운드 등 11개 종목이 정식 채택됐다”며 “e스포츠 지역 리그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유인책과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후보는 박정석 단장의 안내를 받아 ‘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 블리츠크랭크를 선택해 직접 플레이를 체험했다. 약 5분간 게임을 진행한 뒤 “포기하겠다”며 두 손을 들었다. 이 후보는 다른 참석자들에게 “(단축)키를 못 외우겠다.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