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네덜란드 국민의 기호 색’ 주황
(295) 주황색과 세대 그리고 국가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2025년 05월 21일(수) 14:03
네덜란드스포츠팀들은 주황색 유니폼을 착용한다. 이는 국가 왕실인 ‘오렌지-나소’ 가문의 색을 유니폼에 적용했다.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을 응원하고 있는 응원단. 뉴시스
●색채와 연령

뮌헨 논리심리학회 이사인 에텔(Ertel, Henner)은 1975년 9월17일 발행된 ‘타임’ 지에 자신의 글 ‘파랑은 아름답다’에서 색채가 학습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천장이 낮은 방을 각각 다른 색으로 칠했다. 그 결과 파란색, 노란색, 연두색, 주황색들은 인기 있는 색이다. 이와 같은 색으로 칠한 방은 지능을 12포인트나 올릴 수 있었다.

카츠(Katz)는 그의 저서에서 성인의 색채 선호도를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성인이 되면 파장이 긴 색(빨강과 주황 그리고 노랑)보다 파장이 짧은 색(파랑과 청록 그리고 초록)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된다.

성인들이 좋아하는 색의 순서는 파랑, 빨강, 초록, 보라, 주황, 노랑의 순이다. 이 순서는 영원히 변하지 않은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일치한다.

카츠(Katz, S. E.)는 브리드(Breed, F. S.)와 함께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에 대해 연구하였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은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자주색, 노란색, 주황색의 순서대로 좋아한다. 공포증 환자들이 따뜻한 색을 더 좋아하고, 우울병 환자가 그리는 그림은 조급한 경우에 오렌지색을 즐겨 사용한다.

●그리스

크노소스(Knossos)라는 색은 크레타(Crete)섬의 크노소스 궁전을 이미지시킨 짙은 주황이다. 유럽의 고대 크레타 문명은 미노스(Minos)가 지배한 시기부터 미노스 문명이라고 하며, 미궁(迷宮)이라 불리는 크노소스 궁전은 1000개 이상의 방이 있다.

코린스 핑크(Corinth Pink)라는 색은 예술과 상업의 중심지였던 코린스를 이미지시킨 칙칙한 주황이다. 코린스는 호메로스(Homeros)가 ‘풍요로운 코린스’를 노래한 고대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Pelopennesos) 반도의 교통 요충지이다. 코린스에는 그 무렵 1000명의 시녀가 봉사하고 있었고, 아프로디테(Aphrodite)의 신전이 있었으며, 코린스식 기둥과 도자기가 유명하다.

타나그라(Tanagra)라는 색은 타나그라에서 출토된 테라코타(terra cotta) 인형을 이미지시킨 온화하고 칙칙한 베이지색 기미가 있는 주황이다. 헬레니즘(Hellenism) 시대의 그리스 예술 작품 중에서 타나그라의 테라코타(terra cotta) 인형은 민족성이 강한 색으로 표현되었다. 이 조각(인형)의 표현은 일상적인 생활 속에 그들의 삶이었다.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국기는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전반까지 오렌지색과 하얀색 그리고 파란색 3가지 색을 사용하였으며, 여러 가지 문제로 1937년 오렌지색을 빨간색으로 바꾸고, 하얀색과 파란색을 사용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렌지색이 왕과 동일시되었으며, 네덜란드 오라이언 공작 헷 빌헬뮈스(Het Wilhelmus)를 말한다. 그는 네덜란드 독립운동의 지도자로서 오늘날까지 추앙받고 있다. 그래서 네덜란드인들은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 때 오렌지색 유니폼과 깃발을 펄럭이며, 이것은 오라이언 공작(‘오라이언 공작’의 명칭은 오렌지색을 의미하는 프랑스 남동부의 오랑주를 네덜란드어로 표시)을 기억하려는 마음이다.

여왕 베아트릭스(Beatrix)는 주황색 장미와 부드러운 살구색 그리고 노랑이 많은 주황색 옷을 즐겨 입었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에 네덜란드 선수들은 주황색 셔츠를 입는다.

네덜란드에서는 매년 4월 거리에서 사람들이 오렌지색 옷과 장식 그리고 분장하고 ‘퀸스 데이’(Queen‘s Day) 축제를 즐긴다. 네덜란드에서 주황은 국민의 기호 색이며, 특히 주황은 제일(祭日)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