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원근>장애를 넘어 공감으로 하나 되는 인문도시 광주 동구
이원근 광주시 동구 주민복지국장
2025년 05월 22일(목) 16:16 |
![]() 이원근 광주광역시 동구 주민복지국장 |
그런 의미에서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문득 질문이 생겼다. 과연 우리 동구에서 장애를 가진 주민들은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더불어 이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물리적 시설이나 제도적 지원의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가 얼마나 깊은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기도 했다.
3월22일, 2025년 한국프로야구 개막식에서 필자가 특히 반가워하는 이들이 개막 선언을 했다. 바로 전국 유일의 발달장애 청소년으로 구성된 E.T 야구단(East Tigers) 단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T 야구단’은 동구의 대표적인 장애인 친화 정책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의 일환으로 추진된 E.T 야구단 프로젝트는, 동구만의 특화된 고향사랑 기금사업으로 현재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야구라는 대중적인 스포츠를 통해 장애 청소년들이 자신감을 키우고, 팀워크를 배우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체육 활동을 넘어,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어떻게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자 공감의 현장이 되고 있다.
동구는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무는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광주 5개 자치구 중 최초로 자체 제작한 장애 인식 개선 영화 ‘담담하다 못해 시시콜콜하게’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장애인을 특별한 존재가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을 담고 있다. 정광식 감독과 장애인·비장애인 배우들이 함께 만든 이 작품은 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소중한 계기가 됐으며 제14회 광주독립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돼 6월 일반 대중을 상대로 상영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예술과 문화를 통한 인식 개선 노력이 바로 이곳, 동구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장애 친화적 가게 발굴 지원’, ‘장애인 공감매트 무료 대여’, ‘장애인 일자리 창출’, ‘건강검진 협력사업’,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실천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의 궁극적 목표는 장애인을 위한 단순한 지원을 넘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문화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있다. 민선 7·8기 출범 이후, ‘사람 중심의 인문도시’, ‘나눔과 소통이 활발한 공동체’라는 비전 아래, 단순한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포용적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사람이 공감하는 도시. 그로 인해 사람 냄새 가득한 ‘인문도시 동구’를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바로 필자가 던졌던 질문, “동구의 장애인들은 행복한가?”에 대한 해답이자, 우리 모두가 함께 그려가야 할 미래의 방향이라 생각한다. 결국, 지역 공동체의 행복은 특정 계층만을 위한 정책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것이다. 동구는 앞으로도 E.T 야구단과 같은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포용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이야말로 우리 동구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진정한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