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환초 조선인 집단학살'…진상규명 촉구
강제동원 640명 중 5명 제외 전남 출신
"진상규명·유해반환, 명예 회복" 해야
"진상규명·유해반환, 명예 회복" 해야
2025년 06월 13일(금) 13:10 |
![]() 13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일제강제노역 연구자 타케우치 야스토씨가 밀리환초 학살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자료 설명을 하고있다. 이정준 기자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일제강제동원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68)씨와 함께 13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밀리 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태평양전쟁 당시 밀리 환초에서 일어났던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저항과 일본군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밀리 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은 태평양전쟁이 진행 중이던 1942년~1945년 남태평양 마셜제도 동남쪽 끝 밀리 환초 내에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 수십 명에 반란죄를 씌워 학살한 사건이다.
지난해 다케우치 야스토 씨는 인육 사건과 집단저항 학살사건 등 밀리환초에서 사망한 조선인 사망자 218명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공개된 218명을 포함해 일본 정부가 작성한 ‘피징용 사망자 연명부’, ‘해군 군속 신상조사표’를 통해 새롭게 파악한 밀리환초 강제동원 피해자 640명 명단이 드러났다. 이 중 635명이 전남 지역 출신이였다.
피해자들의 인적을 파악한 결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가 지난 1992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광주천인소송’ 에 참여했던 원고 23명도 포함됐으며 이 외에도 전남 구례 등에서 형제가 함께 밀리환초 강제노역에 끌려간 일도 있었다.
마셜제도 내 퀘젤린 환초 등지로 끌려간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 명부도 새롭게 확인됐다.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한 ‘반도공원 퀘젤린·루오트 옥쇄자 명부’를 통해 파악된 강제노역 피해자 677명 대부분이 전남, 경기, 경상도 등지에서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명부에는 피해자의 이름, 번호, 동원된 날짜와 사망 날짜, 당시 탑승한 배의 이름, 주소, 연락처, 동원 후 받지 못한 미지급금의 액수 등이 담겼다.
다케우치 야스토씨는 “일제 강제노역 피해 복구는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아픔을 해소하고 있는 것이 근본이며 이런 일이 해결되지 않은 것은 식민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밀리환초 사건은 과거가 아니고 현재이다.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유골 반환 등 후속적인 절차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자료를 전면 공개 하는 것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