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새봉서 멸종위기 팔색조 먹이활동 포착
서식지 아파트 건설현장…보호대책 시급
2025년 06월 18일(수) 17:06
광주 북구 한생봉 일대에서 먹이를 물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204호 팔색조. 광주도시새동시센서스 시민조사팀 제공
아침은 지렁이 반찬. 한새봉 팔색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4호인 팔색조가 지난 18일 아침, 광주광역시북구 한새봉 일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팔색조 한 개체가 지렁이를 물고 있는 모습이 광주도시새동시센서스 시민조사팀의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19일 밝혔다.

촬영된 영상에는 팔색조 한 개체가 지렁이를 물고 있는 모습이 담겼으며, 이후 팔색조는 인근 수풀로 사라져, 이는 해당 지역에 둥지를 틀고 육추 중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번식 시기에만 나타나는 먹이 운반 행동으로 미뤄, 한새봉 일대가 팔색조의 번식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팔색조는 몸길이 약 18cm에 이르며, 7가지 무지개색 깃털을 가진 화려한 외형으로 ‘숲속의 보석’이라 불리는 여름철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보르네오섬 등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 번식하며, 국내에서는 제주 한라산 남사면, 거제도 학동, 전남 진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되는 희귀한 여름새이다.

한편 팔색조가 포착된 한새봉 일대는 현재 민간공원특례사업을 통해 아파트 건설이 진행 중인 지역이다. 해당 지역은 팔색조뿐 아니라 새매 등 다양한 법정보호종의 서식지로 확인되고 있으며, 생태학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광주환경운동연합측은 “이번 관찰은 한새봉이 멸종위기 조류의 번식지일 가능성을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례”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