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전남대병원 간호사, ‘손에 안묻는 소독 면봉’ 특허
외래간호팀 박경혜 간호사, 불편개선 아이디어 눈길
전남대병원 ‘찾아가는 지식재산권 컨설팅’ 지원 큰 힘
2025년 07월 03일(목) 11:15
“작은 불편이지만 반복되니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발명했어요.”

의료현장의 사소한 불편함에서 출발한 한 간호사의 아이디어가 특허로 결실을 맺으며 의료기기 분야에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3일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외래간호팀 박경혜 간호사는 ‘손에 묻지 않는 포비돈 면봉(Povidone iodine cotton swab)’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5월12일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이 발명은 기존 일회용 소독(포비돈) 면봉의 단점을 개선한 것으로, 위생성과 사용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일반적인 상처 소독 과정에서는 소독약과 면봉을 각각 준비해야 하며, 소독약은 개봉 후 위생 문제로 폐기된다. 최근에는 소독약이 스며든 일회용 면봉이 활용되지만, 개봉 시 손에 약액이 묻거나 주변이 오염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박 간호사는 이 같은 현장의 불편함에서 착안해 소독액이 묻어있는 일회용 면봉을 개봉할 때 소독액이 손에 묻지 않도록 △약액 수용부와 손잡이를 분리한 포장 구조 △이지컷(easy cut) 라인을 포함한 개봉 편의성 등을 고안했다. 감염 위험을 줄이고, 의료진 간 전달 시의 번거로움도 해소 한 것이다.

박 간호사는 “수술이나 시술 중 소독 면봉을 의료진끼리 전달할 때, 소독액이 손잡이에 묻어 있어 불편했고, 감염 위험도 있어 늘 조심스러웠다”며 “작은 불편이지만 반복되니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 간호사는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자에 머물지 않고, 꾸준한 연구 활동을 병행해 온 공부하는 간호사다.

그는 지난 2016~2024년까지 SCI(E)급 국제학술지 논문 6편과 KCI 등재지 논문 2편, 총 8편의 연구논문을 게재하며 전문성과 연구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다.

박 간호사는 “병원과 연구지원 제도가 없었다면 특허 등록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개선과제를 연구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번 특허는 박 간호사 아이디어와 더불어 전남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이 진행하는 ‘바이오헬스 임상 현장 연계 기술사업화 플랫폼 지원사업’의 일환인 ‘찾아가는 지식재산권 컨설팅 지원’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사업은 보건의료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추상적인 아이디어부터 구체적인 발명 기획까지 1:1 맞춤형 컨설팅과 변리사 상담을 지원하는 제도다.

박 간호사는 이 과정을 통해 전문가의 조언과 실무 지원을 받아 보다 수월하게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할 수 있었다.

기승정 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은 “의료현장의 미충족 필요를 창의적으로 해결한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직무발명을 장려하는 환경을 조성해 의료현장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성과가 계속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