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큐레이터들이 바라본 삶과 죽음…'경계 사이 틈'
14~18일 산수아트스페이스
작가-큐레이터, '1:3 매칭'
2025년 07월 07일(월) 11:27
서영기 작 ‘부유하는 마음’. 하구 제공
작가 3명과 큐레이터 9명이 '1:3 매칭'으로 공동 기획한 실험적인 협업 프로젝트가 마련된다.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산수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 ‘작가와 큐레이터 1:3 매칭 전시 - 경계 사이 틈’이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미술계에 신선한 방식의 전시 접근법을 제안하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조선대학교 소속 전시 기획 동아리 ‘하구’의 큐레이터 9명(김고은, 나단, 박준서, 변예루, 오경민, 이수미, 이유빈, 이지훈, 정유진)이 참여해 동시대 예술과 사회의 접점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전시 제목인 ‘경계 사이 틈’은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의미한다. 참여 작가 김설아, 서영기, 송미경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들은 죽음을 끝이 아닌 삶의 거울로 바라보며, 유한한 존재의 가치와 인간 내면의 감정을 섬세하게 시각화한다. 특히 각 작가의 작업에 세 명의 큐레이터가 자신만의 시선으로 작성한 9편의 비평문이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

김설아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주목하며, 작품 속 인물이나 사물은 비록 부서지고 흩어진 듯 보이지만, 화면 중앙에 위치함으로써 온전한 하나로서의 의미를 부여한다.

서영기 작가는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내면의 이야기들을 탐색한다. 그의 작업은 시간의 흐름, 죽음 이후 남겨진 공간의 잔상, 시선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사물과 존재를 오래 바라보는 태도는 주요한 정서로 자리한다.

송미경 작가는 인간 내면의 공간을 상징화해 흐릿한 배경과 인물이 어우러진 화면 속 여러 상념과 감정을 담아낸다. 사람보다 공간과 배경에 집중하며, 감정의 흐름에 더욱 깊이 스며들게 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가와 작품만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1:3 매칭’이라는 실험적 구조를 도입했다. 이는 관람객에게도 다양한 해석의 층위를 제공해 전시를 감상하는 방식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구 관계자는 “세 명의 작가가 각자의 언어로 ‘죽음’을 통해 바라본 삶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 큐레이터들은 불가피하게 다가온 소멸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삶의 의미와 존재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을지 탐색한다”며 “관람객이 순간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