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역 산업현장 잇단 화재, 제조업 붕괴 막아야
사업장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2025년 07월 30일(수) 17:33
전라남도 서남권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영암의 HD현대삼호중공업에서 지난 28일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조선소 전반에 전기를 공급하는 변전소로, 전력 공급이 끊기며 조업이 전면 중단됐다. 직원들의 여름철 단체 휴가와 겹쳐 현재는 전체 조업이 중단된 상태지만, 장비 수리와 복구 작업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5월17일에는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소재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2개월 넘게 중단된 상태다.

지역 대형 사업장에서의 연이은 화재 사고는 제조업 기반의 지역경제 취약성과 구조적 불안을 여실히 보여준다.

HD현대삼호는 정규직 4000여 명과 80여개 협력업체 직원 등 1만30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대형 조선소다. 특히 전남 서남부권 제조업 종사자의 70% 이상이 조선업에 종사하고 있어, 이번 화재가 지역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업 중단은 협력업체, 상인, 주민들에게까지 피해를 확산시킨다.

광주 제조업 고용의 약 3%, 지역 수출의 약 4.5%를 차지하는 지역 핵심 사업장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역시 대형 화재로 수천여 명의 근로자와 수백여 개 협력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공장이 장기간 멈춰서면서 근로자들은 기약 없이 자택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금호타이어에 원자재와 부품, 서비스를 제공하던 400여개 협력업체와 함께, 매출 급감에 직면한 인근 상권의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하지만 공장의 생산 재개까지는 최소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광주·전남 지역경제를 지탱해 온 제조업 현장이 잇단 화재와 조업 중단으로 흔들리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지역 제조업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전면 점검하고, 화재 예방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경제의 뿌리인 제조업이 무너지면 지역의 미래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