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일 작가 '아름다운 리우데자네이루와 구세주 상'. 유·스퀘어 문화관 제공 약 30여 년 동안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 소영일(69) 작가에게 정년을 3년 앞둔 어느날 뜻밖의 불행이 찾아온다. 갑자기 강의실에 앉아 있던 학생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후 그는 병원에서 녹내장 판정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감퇴하는 시력에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일에 어려움을 겪었다. 교직도 그만둬야 했고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녹내장으로 실명 위기에 빠진 소 작가에게 유일한 삶의 의미가 된 건 어린 시절 취미로 즐겼던 '그림'이었다. 실명 위기의 불행이 엄습해왔지만 그는 그림으로 인생 전환점을 맞게 된다. 15분 동안 돋보기를 쓰고 화업에 몰두한 뒤 2시간여 동안 지속되는 눈의 통증을 참았다. 육체적 고난 속에서도 소 작가는 붓을 놓지 않았다. 고통 속에서 꽃 피어난 작품은 역설적이게...
최황지 기자2020.01.01 16:28심은석 작가 '빙의된 여성과 꽃'. 영산강문화관 제공 광주 남구에 위치한 영산강문화관(관장 장희정)에서 내년 1월 3일부터 30일까지 심은석 개인전인 'Absorption'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 '빙의된 여성과 토끼․개․꽃', '애매모호한 정체성', '자연의 靈(영)', '색의 숨결' 등을 제목으로 걸린 이 작품들은 블루, 그린, 블랙, 레드, 옐로우 등 강렬하고 원색적인 화려함·선명성과 더불어 앙증맞은 조형성으로 동화적인 분위기를 낸다. 또 다른 작품인 '외눈隻眼(척안)'에서 표현되는 기형적·구체적 형체들은 기괴하면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도 연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독특한 색조와 조형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전시다. 남과 여, 정신과 물질, 현실과 초자연 등 세상의 이분법적이고 모순되는 요소들이 심 작가의 시각으로 재탄생했다. 심 작가는 "나는 기이하지만...
최황지 기자2019.12.25 15:24조현택 작 '빈방' 지난 2005년 광주 남구 제석로 록하빌딩 지하1층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지역민의 사랑을 받았던 갤러리 리채가 오는 31일을 끝으로 제석로 시대를 마감한다. 지난 2005년 개관 이후 14년간 특색있는 전시를 선보여왔던 갤러리 리채는 제석로시대 마지막 전시로 특별한 자리를 준비했다. 청년작가 공모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청년작가 기획전-또 다른 가능성'이 그것이다. 전시 주제인 '또 다른 가능성'은 초청된 작가들의 예술적 성과를 되돌아보고, 향후 발전을 위한 예술적 담론 형성의 자리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전시에는 공모 선정 작가 및 기획자 16명 중 광주에서 활동 중인 12명이 참여한다. 청년작가 공모전에서는 첫해인 지난 2016년 이선희· 이인성, 노여운, 채지윤이 선정됐다. 2017년에는 이태희·호준·솔채·조현택, 2018년 김미지·...
박상지 기자2019.12.22 16:09이관수 작 '다시 또 겨울' 절기의 흐름에 맞춰 각기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계절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다채로운 정서를 부여한다. 그 중 한 해의 끝과 시작에 자리한 겨울은 살아온 시간과 살아갈 시간들을 오롯이 품어내며, 일상 안에서 사색을 이끌어낸다. 겨울날의 정취를 다채로운 시각에서 담아낸 전시가 광주롯데갤러리에 마련된다. 롯데갤러리가 겨울기획으로 마련한 '설한풍정(雪寒風情)'은 7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함박눈 내려 더욱 예스러운 허름한 국밥집, 쌓인 눈 단정히 녹아드는 고즈넉한 산사, 칼바람 끝에 매달린 고들고들 시래기, 첫눈을 향한 소녀의 설렘, 무등산의 웅장한 설경과 공사장의 겨울, 그리고 눈 내리는 날의 젊음의 공허까지 삶 가까이에서 바라 본 계절의 서정을 작품으로 구현해냈다. 공사장의 겨울 풍경을 담은 고마음 작가는 재개발을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변화하는 삶...
박상지 기자2019.12.19 16:09ACC 텔레프레젠스 혼합현실 프로젝트 개막식이 10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1관에서 열려 관람객들이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는 나주시의 숨은 숲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간의 복합실재시공간을 체험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열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1관은 700평 규모의 압도적인 면적과 4층 높이의 거대한 위용으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직사각형 모양의 어두운 공간은 거대한 블랙박스 같다. 광주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어둡고 널찍한 공간이 초록색 숲과 생동감 넘치는 물방울 소리로 가득 찼다. 빠르게 변하는 속도의 시대 속에서 인간이 잃어버렸던 생생한 육감을 깨우고 진정한 '나'를 탐구해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최근 ACC와 ACI(아시아문화원)가 ACC창제작센터와 Studio ART55(작가 홍순철)가 협업해 만든 '검은...
최황지 기자2019.12.19 16:55올해 광주문화재단의 '미디어아트 창의랩'에 참여한 '덕령이'팀의 홀로그램 콘텐츠의 공연 무대. 광주문화재단 제공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이 광주의 미디어아트 창·제작 기반 조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아트 창의랩' 프로젝트 성과물을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미디어아트 창의랩' 프로젝트는 광주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난 2년 째 추진 중인 사업이다. 광주만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미디어아트 관련 전문적인 경험이 있는 2개의 프로젝트 팀을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모집했다. 먼저 홀로그램 콘텐츠를 개발한 '덕령이'(대표 신도원)팀은 9일 오후 4시 '덕령이-취화월야'라는 제목으로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홀로그램 극장에서 쇼케이스를 펼친다. 광주 대표 의병장인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이야기를 소재로 지난 해부터 제작된 공연이며 홀로그램으로 연출된 무대에서 광주시립...
최황지 기자2019.12.08 16:22ACC가 연말을 맞아 다양한 융복합 프로젝트 전시 및 행사를 준비했다. ACC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과 아시아문화원이 예술에 최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ACC는 다채로운 융복합 콘텐츠 전시 및 행사를 내년 1월 27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 1관, 5관, ACT스튜디오에서 각각 개최한다. 올해 마지막 '크리에이터스 인 랩 쇼케이스'는 ACT스튜디오에서 5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크리에이터스 인 랩에선 음식과 기술(Food&Technology)을 주제로 한 '해킹푸드'로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하반기엔 예술과 과학(Art&Science)을 주제로 융복합 창작자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하반기 크리에이터스 인 랩에 참여하는 영국 작가 마이클 휘틀의 'Still Life'. A...
최황지 기자2019.12.05 17:18전통시장의 정겨운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사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광주대학교(총장 김혁종)는 지난달 26일부터 광주 서구 양동시장 야외전시관에서 '양동시장과 함께하는 사진영상드론학과 사진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진전시회는 사진영상드론학과 1학년 학생들이 양동시장 내 복개상가와 수산시장, 건어물시장, 닭전길시장, 경열로시장 등 곳곳을 누비며 촬영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상인들의 얼굴사진과 거리 풍경, 상점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양동시장 상인들에...
최황지 기자2019.12.01 16:20화가와 도예가의 경계를 허무는 오만철 작가가 이번엔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열사들을 백자도판에 그려냈다. 오 작가는 내달 1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6관에서 '5·18의 영혼 도자회화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도자회화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도자회화는 백자도판에 그림을 그린 뒤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낸 형식이다. 흙과 불이 회화로 표현된 독특한 기법으로 한국적 미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오 작가가 그려낸 소재는 한국의 미를 담을 수 있는 자연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선 홍남순 인권변호사(4점)을 비롯...
최황지 기자2019.11.28 17:06광주대학교(총장 김혁종) 융합디자인학부 시각영상디자인학과는 내달 3일까지 광주대 극기관 1층 호심미술관에서 'ENTER'라는 주제로 제 36회 졸업작품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도형 등 17명의 학생이 제작한 캐릭터 디자인, 제품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일러스트 디자인 등이 선보여진다. 주치수 지도교수는 "이번 졸업작품전시회는 학생들이 세계적 디자인으로 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창조적인 디자인의 중심에서 최선을 다하며 성장해 나갈 학생들의 전시회에 많이 찾아와 격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
최황지 기자2019.11.27 17:30색실귀낭등(3D프린팅·슬립캐스팅·백자·투명유·색안료·황동탭). 광주문화재단 제공 도자의 기능성과 조형성의 조화를 위해 디자인과 작품 간 경계를 고민하는 신지영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누비+3D프린팅+도자전' 이 오는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열린다. '3D프린터가 주는 시간의 단축과 정교함이 수공예의 아름다움을 대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신지영 작가는 '3D프린팅의 존재는 공예에 있어 작가가 사용할 수 있는 정밀한 도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라고 답한다. 기존에는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상상이 가능했지만 3D프린터를 활용하며 무궁무진한 작가의 상상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2017 광주광역시 관광기념품 대상作인 '복주머니 소이캔들'을 작업할 당시 전통색실 누빔의 바늘땀과 전통매듭 등 문양의 디테일한 ...
최황지 기자2019.11.21 17:51조성숙 작가의 '예술가의 샘'은 마르셀 뒤샹의 '샘'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광주여성재단 제공 남성 소변기에 푸르른 폭포수가 흘러내리고 수면에는 초록빛을 띈 풀과 꽃들이 쭉쭉 뻗어있다. 현대 예술의 창시자 마르셀 뒤샹의 대표작인 '샘'이 생명력을 가득 담은 작품으로 재해석됐다. 뒤샹의 소변기가 현대 미술을 태동하게 하는 시초가 됐다면 조성숙 작가의 '예술가의 샘' 속 소변기는 남성 중심 사고방식을 전복시킴과 동시에 여성과 자연은 만물의 근원이 된다. 1970년대 서부 유럽에선 생태학(Ecology)과 여성주의(Feminism)를 결합시킨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생태여성주의)이 주창됐다. 여성과 자연이 기존의 사회 질서 내에서 수동적·억압적 대상으로 지배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기본 전제로, 여성·환경문제를 동일 선상에 놓는 게 핵심이다. 에코페미니즘의 유토피아는 억압된 ...
최황지 기자2019.11.10 17:05청년 미디어아티스트 문창환 작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광주 동구 대인동 김냇과 전시실 전경 우리가 진품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복제품이라면?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 한 진품과 복제품을 명확하게 가려내는 건 불가능하다. 어쩌면 원본이라고 하는 것 조차 복제품일 지 모른다. 조금 더 깊이 사유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은 완벽하게 실재하는 것일까. 우리 역시 복제된, 혹은 가상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원본이 무엇이고 복제가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가상이고 어디까지가 실재인지, 허구와 실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하는 청년 미디어아티스트 문창환의 개인전 '트루시니스(Truthiness)'전이 오는 6일까지 광주 동구 대인동 문화공원 김냇과에서 열린다. 점점 더 교묘해지는 미디어로 현대사회는 실재와 가상, 본질과 현상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넘쳐나는 복제물을 ...
박상지 기자2019.11.03 16:16김제민 작가의 '아이퀘스천 2.0 (I Question 2.0)'은 다음 달 24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광장 미디어월에서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상영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2019 미디어월 공모(RE : 4WALLS)' 당선작들을 다음달 24일까지 아시아문화광장 옥외에 설치된 미디어월에 상영한다. 미디어월은 5·18 민주평화기념관과 아시아문화광장 사이의 대형 철제 구조물에 위치한 벽을 말한다. 지난 달 22일부터 27일까지 아시아문화주간기념으로 진행됐던 쇼케이스에서 특별 상영된 당선작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이 작품들은 매일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저녁에 미디어월을 가득 채운다. 올해 세 번째로 진행된 이번 미디어월 공모전에서 수상한 총 7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시민참여 분야와 영상분야로 나...
최황지 기자2019.10.31 17:11화순 소소미술관에서 신예 도예가 박수진·박경아 작가의 작품전이 다음달 6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28일 부터 시작된 이 작품전에는 박수진 작가가 '흑과 백 그리고 흙'을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차 도구를, 박경아 작가가 '익어가다'를 주제로 한 크고 작은 조형작품 등 총 50여 점이 전시된다. 신예 작가답게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 자신만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박수진 작가는 자칫 투박하기 쉬운 분청기법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절묘하게 녹여내 자신만의 새로운 빛깔을 창출했다. 박경아 작가는 흑상감으로 ...
최황지 기자2019.10.30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