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와 정치권을 보자면 정쟁과 갈등에 빠져있다. 꼴사나운 모습에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민심이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가깝다.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그렇다. ‘정치입문’ 8개월여의 초짜 대통령이라고 한다지만 미국, 일본을 상대로 한 ‘굴욕외교’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대북관계는 강대 강으로 치닫고 있고, 문재인 전 정부에 대한 ‘정책 보복’도 서슴없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 출신답다”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정치권은 더 가관이다. 후쿠시마 오염...
2023.07.20 12:40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그 때가 지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정당 역시 마찬가지다. 쇄신하고 혁신해야 할 때가 있다. 그 때를 놓치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처한 상황이 그렇다는 얘기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기에 앞서, 혹독한 자기반성을 해야한다. 여기에 오기까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등 민주당의 자위적 구호와 무능이 ‘9할’은 넘는다고 본다. 정부를 견제하고 독주를 막는 것은 야당의 역할이다. ‘거대 야당 심판론’이 왜 나오는지 곱씹어 봐야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은 민주당에게...
2023.07.06 13:17호남 야구의 메카인 광주 무등경기장이 지난 19일 새단장을 마치고 3년 6개월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무등야구장은 1965년 광주에서 열린 제46회 전국체전을 대비해 축구장 , 실내수영장 등과 함께 지어졌다. 이후 아마 야구 등 각종대회를 치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해태 타이거즈(현 KIA타이거즈)의 홈 구장으로 사용됐다. 펜스 길이는 좌우 97m, 가운데 펜스 118m, 특히 가운데 펜스의 막음판은 가로 22m 높이 6.9m로 미국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 있는 그린 몬스터에 비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0...
2023.06.29 17:30광주·전남 지역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벼랑 끝에 서 있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기업부채는 전국 최고 증가율을 보였고,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여파로 이자 부담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번 돈을 모두 쏟아부어도 은행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부채 증가는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가 깊다. 최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경제조사팀이 내놓은 ‘광주·전남지역 기업부채 현황 및 특징’ 보고서를 보면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2년 중 광주 중소기...
2023.06.15 15:26전세계 농업 선진강국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등으로 세계시장이 연결되면서부터 가열되는 양상이다. 대표적 노동집약산업인 농업이 데이터 혁신과 AI, 자율주행, 로봇, 드론 등이 도입되면서 첨단산업으로 탈바꿈 되는 형국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식량패권’ 경쟁이 치열해지자 각국이 농업과 기술을 합친 ‘에그리테크(Agri Tech)’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이 지역 농촌 풍경은 원시농법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모내기 한달 전 모판을 만들어 비닐하우스를 씌워...
2023.06.08 10:46담양군 용면 가마골 ‘용소’에서 발원된 영산강은 남도의 젖줄이다. 총길이 115.5km, 유역면적 3371㎢규모로 광주·전남 8개 시·군을 아우른다. 강은 고대문명의 발원지였던 것처럼 영산강도 마한 등 고대문명을 탄생시켜 오늘날 350만명의 시·도민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로 발전시켰다. 전라도 천년사를 유유히 지켜본 영산강은 1980년 이후 크게 변화했다. 1981년 하굿둑이 축조되면서 바다와 연결됐던 통로가 가로막혔고 산업발달, 도시팽창 등으로 수질은 악화됐다. 2000년 이후엔 이명박 정부시절 ‘4대강 살리기’ 일환으로...
2023.05.11 17:07정치권에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건이 ‘돈봉투’(불법정치자금)다. 지난 2011년 11월, 당시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신문에 칼럼을 썼다. ‘전당대회 유감’이란 글인데, 2008년 한나라당 7·3 전당대회때 돈봉투가 배달됐고 돌려줬다는 내용이다. 글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당 비대위는 검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결과, 3년전 이 사건의 당사자였던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실상 실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당제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것으로 큰 죄의식 없이 법을 무시하고 돈...
2023.04.27 13:01“저희도 할 만큼 했습니다. 만약 기사에 저희 병원을 지목하는 단어들이 명시되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취재를 했던 기자로부터 해당 병원의 입장을 들었을 때, 화가 나기보다는 안쓰러웠다. 그들이 아등바등하며 이끌어 온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이었다. 사회부원 한명이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이 모인 병원에서 대안학교를 운영 중인데,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게 됐다”고 보고했다. 호기심이 들어 세부 보고를 받았다. 정리하자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병원에서 공부를 하는데, 관계기관의 ...
2023.03.23 15:26자동차 산업과 함께 광주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력산업이 있다. 바로 반도체 산업이다. 지난 2010년대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집적회로 수요도 급증, 반도체 산업은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후 전자 및 IT 기기가 고도화되고, 반도체 적용 분야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확장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광주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 2019년 36억7600만 달러, 2020년 38억1500만 달러, 2021년 49억8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8억7400만 달러로 ...
2023.03.16 13:07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8일 막을 내렸다. 광주·전남에서 420명이 도전을 내밀었고 최종 200명이 조합장 뺏지를 거머 쥐었다. 투표율도 높았다. 광주 82.6%, 전남 80.9%다. 조합원들만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라서 다른 선거보다 상대적인 관심은 덜했다지만 여느 선거보다도 뜨겁고 치열했다. 대선과 총선, 지선에 이은 대한민국 4대 선거중 하나였기에 비중 역시 결코 작지 않다. 그 간의 조합장 선거의 역사도 깊고 사연도 많다. 군사정권 시절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은 임명제였지만 1988년부터 조합원들이 선거로 ...
2023.03.09 14:55자본주의 사회서비스의 ‘분배적 정의’란 무엇일까? 코로나19 당시 정부와 지자체는 앞다퉈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지급 당시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됐던게 ‘보편vs선별’이라는 말이었다. 선별주의는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한 소득재분배효과가 큰 반면, 보편주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의 효율성이 높다. 재정적 한계와 정치적 갈등, 소득격차 등 팬데믹을 통해 우리사회는 ‘복지’라는 사회서비스의 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깊은 성찰을 했던 것 같다. 두 분류의 복지 중 우리는 보편복지를 정의할때 ‘...
2023.03.02 14:28요즘 서민 경제에는 암울한 소식뿐이다. ‘난방비 폭탄’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큰 폭의 전기료 인상에 이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대기중이다. 상하수도 요금과 종량제 봉투, 주차요금도 줄줄이 인상이 예고됐다. 생필품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아이스크림, 과자, 음료수 등 안 오른게 없다. 외식 물가도 치솟았다. 지난해 연간 외식물가 평균 상승률은 7.7%였다. 1992년 10.3%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다. 정부는 “하반기 부터는 안정된다”고 성난 민심을 다독였다. 과연 믿을수 있는 말인가.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2023.02.09 13:312023년도 벌써 열흘이 훅 지났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삶의 변화가 많지 않고, 처리해야 할 일들(대략적으로 엇비슷한)이 계속 주어질 때 오는 현상이다. 익숙함이 주는 망각 같은 것이다. 그날은 그나마 여유가 있었다. 전날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1주기와 관련, 여든네번째 일주이슈를 막 마친 터였기 때문이다. 전날 전쟁통 같은 마감에 비춘다면 이날 오전은 마치 ‘모비딕’이 지나간 바다 같은 느낌이랄까. 오후 들어 한 노인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오는 직원들에 의해 들어와서는 편집국장실 옆 의자...
2023.01.12 14:12중·장년의 삶이 위태롭다. 흔히들 100세 시대라 말하지만 마냥 축복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뭐 하나 제대로 이뤄놓은 것 없는데 은퇴 시기는 빠르게 다가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자녀 교육에다, 은퇴 후 인생 2막 준비도 걱정거리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 기업들의 퇴직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40~50대 한창 나이에 직장을 잃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이 만 49.3세라는 통계도 있다. 퇴직도 두려운데 새 일자리를 구해 지금껏 일해왔던 세월만큼을 다시 일해야 하는 처지이니 안쓰럽...
최권범 기자 2023.01.05 13:14'지방의 논리(호소가와 모리히로·이와쿠니 데쓴도·1991)' '전설의 군번'인 언론사 선배가 '기자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며 권해준 책이다. 듣고 막바로 떠오른 생각은 "이런 책을 왜 여태 몰랐지?" 였다. 저자는 호소카와 모리히로와 이와쿠니 데쓴도가 절반씩 나눠 서술했다. 이들은 당시 각각 큐슈 구마모토현 지사, 혼슈 이즈모시 시장 재직중이었다. 자치단체 장(長)으로서 지방정부 단체장들에게 '쫄지말고 중앙정부와 행정적으로 당당하게 맞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목차만으로도 설렘이 느껴졌다. '지방이 ...
박간재 기자2022.12.22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