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충장로만큼 다양한 별명을 가진 지역도 없다. 광주 사람들은 여전히 "시내에서 만나자"라고 하면 충장로를 떠올리는 명실상부 광주의 중심지이자 쇼핑의 메카로,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광주·전남의 상징으로, 또 장인과 예술가들이 터를 잡고 그 명맥을 이어가는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불린다. 또 매 선거철이면 '호남 정치 1번지'로 이름을 대신하며 각 후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으로, 실제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충장로를 찾아 합동 거리연설을 진행하기도...
곽지혜 기자2022.02.13 14:061월20일, 대한민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꼬박 2년이 되는 날이다. 한때 하늘 가득 죽죽 그어졌던 비행운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어디로 가는 비행기일까' 막연히 하던 생각들도 '또 제주행 비행기겠지'라는 단념으로 굳혀진지 오래다. 1년을 꼬박 새워 기다렸던 '공항 가는 길'도 이제는 을씨년스러운 공항을 취재하기 위해 달리는 길일뿐이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와의 동행 속에서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차곡차곡 쌓아온 성장가도는 초토화되고 말았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공항공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안국...
김은지 기자2022.01.20 12:58최근 광주의 한 사립초에서 1학년 학생을 상대로 저지른 '정서적 아동학대'가 논란이 됐다. 숙제를 안했다는 이유로 점심시간에 따로 교실에 남겨두고 '명심보감'을 베껴쓰도록 지시한 것인데, 학교 측은 올바른 학교생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훈육'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담임교사는 지도에 잘 따르고 수업 태도가 좋은 학생들에겐 '으쓱이'를,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겐 '머쓱이'를 주는 자체 상벌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교실 앞 대형 화면을 통해 자신과 다른 친구들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었고, '머쓱이'를 많이 받은 학생들은 점심시간마다 명...
양가람 기자2022.01.16 15:18"집단학살범이 공이 있다고 발언을 하니 개인적으로는 너무 실망입니다. 표를 의식한 발언이지 않았을까요. 참 누굴 뽑아야 할 지…." 11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전두환 옹호' 망언 후 사과한다며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을때 하얀 소복을 입은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은 참배단 앞을 막았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전두환에 대한 대선후보의 '학살자 옹호'에 오월어머니들은 감출 수 없는 분노를 굳은 표정으로 표출했다. 현장에는 '계란을 던지지 맙시다', '욕을 하지 맙시다'라는...
최황지 기자2022.01.04 17:45정부가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보관 방안을 담은 '제2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기본계획' 수립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는 물론 지역민들과의 충분한 대화없이 정부 관계자들로 제한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계획을 확정하면서다. 의견 절차에서 배제된 지역민들은 기본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원전 가동에 사용된 폐연료봉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로 구성돼 있다. 인체에 무해하게 되기까지 10만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문제는 정부가 지역 반발 탓에 마...
김진영 기자2021.12.28 16:4441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탁구를 좋아했던 전영진 열사, 노래를 잘하던 박현숙 열사, 경찰을 꿈꾸던 박성용 열사, 언니 같은 동생이었던 박금희 열사, 5·18민주화운동 11주년 기념식 도중 분신·항거한 김철수 열사. 1980년 5월과 그 이후, 10대의 나이로 국가 폭력에 저항했던 청소년 열사 중 일부다. 운동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했던 평범한 학생들은 국가의 부당함에 맞서 일어섰다. 당시 항쟁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대학생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들의 '투쟁'은 '사춘기 시절 철없는 행동' 정도로 ...
김해나 기자2021.12.26 14:12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기업체들까지 ESG경영을 내세우며실천에 나서고 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머리글자를 딴 'ESG'. 기업(단체)들이 친환경·사회적 책임 경영·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운영(경영)을 해야만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기업들이 앞다퉈 ESG 전담부서를 신설해 ESG를 실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광주 북구 금정유치원과 인양유치원의 유아 환경교육 현장을 취재하는 과정(본보 11월23일 8면 보도)에서도 ESG가 널리 확산되고 ...
조진용 기자2021.12.19 15:02올 연말 세상을 데워줄 따뜻한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진도에서 낚시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자영업자 김원식 씨는 5년째 공병을 모아 기부하고 있다. 공병을 모아 마련한 금액은 해마다 늘어갔다. △2017년 16만5300원 △2018년 63만320원 △2019년 80만100원 △2020년 153만6780원 △2021년 114만6780원…. 누군가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물하고 싶다던 김원식 씨는 내년 연말을 위해 지금도 빈병을 줍는다. 목포에 사는 현수민 씨 가족은 4년째 매년 연말 저금통을 기부하고 있다. 올해 저금통에 든 25만원을 대...
도선인 기자2021.12.16 16:05"우리나라는 정의의 여신상부터 너무 '고귀하신 분'이야. 칼은 버리고 책만 붙든 채 편히 앉아있지." 지산동을 떠들썩하게 한 전관출신 변호사들의 법조비리를 지켜보던 어느 법조인이 자조섞인 말을 꺼냈다. 지난달 '잘나가던' 판사들이 전관출신 변호사가 된 뒤에도 과거의 판사 인맥을 이용해 재판을 청탁하거나, 몰래 변론을 부탁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구속됐다. 사건 청탁을 받고 (청탁자들의 요구대로) 판결을 내린 후 사직했던 판사 역시 검찰 조사 대상이 됐다. 한 손에 칼을 들고 두 눈을 가린 채 서 있는 다른 나라 정의의 여신상...
양가람 기자2021.12.12 13:53전남 곳곳이 일손 부족으로 아우성이다. 고령화와 청년인구 감소로 인력 부족이 심각한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입국자까지 급감해 인력난이 심화한 탓이다.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일손이 부족한 제조업 현장과 농어촌에 외국인 인력을 더 많이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0년 전남의 농가 수는 13만6000가구로 2000년과 비교해 41.4%가 줄었다. 농가 인구 역시 27만 9000명으로 2000년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전업농가 수도 8만6000가구로 2000년 16만2000가구 보다 절...
김진영 기자2021.11.23 15:04"현장실습생들은 그곳에서 학생도, 노동자도 아니었습니다. 그곳엔 배움도, 정당한 요구도 없었습니다. 오직 착취만 있었습니다. 매 수업마다 '힘들면 그만 두고 나오라' 가르치지만, 본인 때문에 학교 혹은 후배가 피해입지 않을까 걱정돼 힘듦을 온몸으로 견뎌내는 학생들이 대다수 입니다. 한 학기 50분 수업은 그들에게 체화되기 역부족입니다." 또 한 생명이 스러졌다. 지난 달 6일 여수의 한 요트선박장에서 현장실습생 홍정운군이 잠수 작업 중 물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요트 탑승객 식사 보조를 맡기로 했던 홍군은 사업주의 강요로 혼자 바닷속...
양가람 기자2021.11.07 14:23광주지역 물품공유센터가 시민들의 관심을 받으며 이른바 '공유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광주지역 물품공유센터는 △동구 2개소 △서구 3개소 △남구 2개소(1개소 광주공유센터 운영) △북구 6개소 광산구 6개소다. 물품공유센터는 건강·환경, 행사, 취미, 생활 공구 등을 대여하는 곳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경제적 부담 해소와 과소비 및 자원 낭비 방지, 환경문제 발생 원인 등을 사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생활용품부터 캠핑용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인기다. 광주에서의 공유는 단순히 물품에서 끝나지 않는다...
김해나 기자2021.10.17 16:51우리나라 최초의 섬 전담기관인 '한국섬진흥원'이 지난 8일 목포 삼학도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섬진흥원은 기존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중앙 부처별로 분산돼 있던 섬 정책을 총괄, 지속가능한 정책을 내놓는 국가기관이다. 전국 섬의 65%가 집중돼있는 전남의 낙후된 섬에 대한 정책 개발뿐 아니라 섬의 국가 성장 동력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간 정부의 섬 정책은 중구난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여섯 개의 정부 부처가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주어진 관련 예산을 집행해온 까닭이다. 국내 섬 갯수...
김진영 기자2021.10.12 17:22컨테이너를 만드는게 직업인 아버지는 여름나기가 늘 고역이었다. 땡볕에서 일을 하느라 땀을 비오듯 흘리셨기 때문이다. 어릴 적 유난히 더웠던 어느 여름날, 아버지는 흉물스러워 보이는 고기 한 덩이를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들고 오셨다. 아버지는 손수 고기를 구워 김이 모락모락나는 갈색 고기 한 점을 나에게 건넸다. 아버지는 소고기라고 말씀하셨지만 영 내키지 않았다. 그 고기의 정체는 성인이 되고서야 알 수 있었다. 어른들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겨먹던 '개고기'였다. 아버지와 함께 사슴농장에 갔던 기억도 아직 생생하다. 농장에 들어선 ...
도선인 기자2021.10.05 15:06고등학교 2학년, 영어 단어 하나마저 중요하던 시절. 수업마저 제쳐두고 친구들은 교실 한편에 있던 대형 TV 앞으로 모였다. 2010년 6월 우리나라 첫 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하던 날이었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나로호는 발사대를 떠난 지 2분도 채 안돼 바다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때의 충격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첫 실패의 충격이 커서였을까. 나로호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었다. 그로부터 11년 후인 2021년, 우리나라 독자기술로 개발된 새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솟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누리호는 러...
김은지 기자2021.09.29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