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말을 모르는 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한 말이라고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근거를 찾을 수 없기에 아니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한 말이었는가가 아니라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하는 것이다. 아마 단재 선생의 자조 섞인 목소리였을 것이다. 동시대에서 놓친 역사가 우리 민족에게 큰 아픔을 가져왔다는 의미로 후대들에게 남기는 교훈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뭘까. 시대적 배경을 막론하고 ‘잘못된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자’일 것이다. 과...
2023.05.14 17:112023년 4월 17일. 프로배구 여자부의 막내 구단인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이 올해 FA 시장의 승자로 떠올랐다. ‘배구 여제’ 김연경을 비롯해 자유계약 선수 ‘빅3’로 꼽혔던 ‘클러치 박’ 박정아와 ‘배구 천재’ 배유나 중 한 명을 품은 것. AI페퍼스는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전 한국도로공사)에 3년간 최고액을 안겼고 채선아를 영입 후 집토끼인 오지영과 이한비도 단속해 내며 순식간에 봄 배구 전력을 갖췄다. 사실상의 ‘윈 나우’를 선언한 것이다. 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필리핀과 미국 이중 국적의 ...
2023.05.09 13:31“콘크리트와 철판은 온도 변화에 따라 팽창하거나 수축해요. 그런데 유지·보수 과정에서 이를 생각하지 않고 관리하다 보니 점차 이음새가 벌어지거나 금이 가게 된 거죠.” 최근 ‘광주천 관리 실태’를 취재하던 중 만난 한 시민이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자신을 토목시공기술사라 소개한 그는 깨지거나 부서진 광주천 인근 인도·도로교들을 보며 ‘이대로라면 조만간 교량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쉼터이자 국가하천인 광주천은 어쩌다 방치되고 있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유지·관리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가...
2023.05.07 16:26“아이를 낳기만 하면 끝이 아닙니다. 낳고부터가 진짜 시작이죠.” 새벽 2시에 병원에 도착해 접수 시작시간인 오전 7시까지 접수를 위해 밤새 기다린 어느 한 엄마의 말이다. 이 엄마는 수족구에 걸린 두 살배기 아들을 입원시키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병원 앞에서 쭈그려 앉아 있었다. 옛날부터 소아과는 북적거리는 모습이 익숙하지만 문을 열기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현상이 최근들어 더 심해졌다. 소아과 접수번호표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이 가뜩이나 심한데 소아과 찾기가 그렇게...
2023.05.02 16:35선당후사(先黨後私). 개인의 안위보다 먼저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말로, 정치권에서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일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공천룰)을 사실상 확정했다. 최근 중앙당 당무위원회를 통과한 민주당 새 공천룰은 5월3~4일 권리당원 투표를 거쳐 같은달 8일 중앙위원회 결과와 합산해 결정된다. 민주당은 공천룰에 가점·감점 기준, 당 기여도 등을 담아 ‘개혁 공천’을 다짐했지만, 공천룰이 확정되기도 전에 여기저기 잡음이 일고 있다. ‘정...
2023.04.30 16:11“자식 잃고 뭐가 좋다고 연극을 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생존자를 자녀로 둔 일곱 엄마가 모인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이들은 대중의 폭력적인 시선을 이겨내고 무대에 선다. 모진 9년의 세월에도 단단한 배우의 얼굴을 하고 조명 아래 선 그들이 참 감사하다. 마침 이들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은 다큐 영화 ‘장기자랑’이 최근 개봉했다. 이 영화는 국가폭력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쏟아지는 어떤 기대감을 정면으로 돌파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유가족을 향한 과도한 가여움, 유가족에게 기대하는 이상한 도덕성…. 유가족다움을 요...
2023.04.25 16:55전남도내 기관과 단체가 플라스틱 재활용에 매진하고 있다. ‘포스코광양제철소 플라스틱뱅크 봉사단’과 ‘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 주민자율 협동조합’이다(본보1월31일자·3월28일자 8면) 포스코광양제철소는 지난해 10월 사내직원 45명으로 구성된 플라스틱뱅크봉사단을 꾸렸다. 순천팔마초교, 사회적 경제지원센터 등 10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플라스틱 페트병 뚜껑 수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협약 기관에 플라스틱 페트병 뚜껑 수거함을 설치, 봉사단 직원들이 수거해 치약 짜개, 비누받침대, 열쇠고리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
2023.04.24 13:35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은 전쟁·학살·테러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과 안식을 얻기 위해 떠나는 대안 관광활동이다. 현장을 순례하면서 슬픔을 공유하고 추모와 성찰의 계기로 삼으며 이러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다짐을 되새기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400만명이 학살당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약 200만명의 양민이 학살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유적지, 원자폭탄 피해 유적지인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미국 9·11 테러가 발생했던 뉴욕 ...
2023.04.20 16:03“저는 명진고 재학생입니다. … 교육청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난 13일 오후 7시 광주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고입 평준화 일반고 배정방식과 관련한 공청회가 열렸다. 많은 학부모, 교육단체 관계자들로 가득 메워진 공청회장 안으로 교복을 입은 여고생 한 명이 들어왔다. 고교 배정 방식과 관련한 현장 질의응답 시간. 발언권을 얻어 마이크를 손에 쥔 여고생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여고생이 소개한 자신의 모교는 마치 고립된 ‘섬’ 같았다. 올해 명진고 신입생은 38명(배정은 41명). 배정 가...
양가람2023.04.16 14:20“동복댐 고갈위기를 함께 극복합시다”, “물절약 실천에 동참하세요” 2년째 비가 내리지 않는 최악의 가뭄 상황을 견디고 있는 광주·전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캠페인 문구이지만 지역의 물 부족 상황을 먼나라 이야기 듣듯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외지인들이 많다. 21세기에 물 절약 실천 운동이 무슨 세기말 캠페인이냐는 듯 선뜻 이해하지 못한다. 이와 반대로 지역은 물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 광주·전남의 거대한 물곳간인 주암댐이 10%대로 떨어졌을 때에는 지역에서 물 부족 재난이 현실화됐다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웃인 완도...
2023.04.04 16:28근 1년여간 지면과 온라인을 채운 경제 관련 기사의 절반 이상은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혹은 치솟는 물가로 신음하는 서민들의 이야기였다. 코로나19라는 길었던 터널을 벗어나자마자 맞닥뜨린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3高 위기에 소상공인부터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또 고용인부터 노동자까지 고통을 호소하지 않은 업계와 계층이 없었다. 수개월째 기준치를 밑도는 체감경기와 바닥을 치는 소비 심리,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무역수지에 엎친데 덮친격이었던 공공요금 인상까지 그야말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경제...
2023.04.02 14:23‘고속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해달라’는 장애인들의 소송이 재개되기까지 5년이 걸렸다. 광주 뇌 병변 장애인 5명은 지난 2017년 고속버스에 휠체어 리프트 장비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며 광주시와 금호고속을 상대로 차별구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18년 한 차례 변론기일이 열렸지만, 피고의 증거 제출 미흡·대법원 유사 사건 계류 등의 이유로 재판이 중단됐다. 그러던 지난 16일 5년 만에 소송이 재개됐다. 당일 광주지방법원 앞에는 수십 명의 장애인들과 연대자들이 모여 들었다. 5년 만에 다시 재판장에...
2023.03.28 15:08옛날 하늘에서 북풍과 태양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던 중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를 보며 누가 먼저 그의 외투를 벗기는지 내기를 진행했다. 먼저 북풍은 강한 바람으로 외투를 날려버리려고 했으나 바람이 세질수록 나그네가 더 옷을 여미기만 할 뿐 끝내 벗기지 못했다. 하지만 태양은 나그네에게 다가가 뜨거운 햇빛을 내리쬈고 날씨가 더워지자 나그네는 외투를 벗어던졌다. 결국 태양이 승리했다. 5·18공법단체 2곳과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가 추진한 ‘포용과 화해와 용서, 대국민 공동선언식’과 ‘오늘의 증언이 5·18진상규명의 첫걸음이다’...
2023.03.21 16:26전남도내 소상공인들이 쌀값하락에 따른 대안으로 다양한 쌀 관련 제품을 개발, 판매에 나서고 있다. 목포·남악에서 떡카페를 운영하며 신안·무안에서 생산된 쌀을 사용하는 ‘떡이야’와 전남산 쌀만을 사용해 누룽지차, 쌀과자 등을 생산하고 있는 순천 ‘쌍지뜰’이 대표적이다. 떡이야 카페는 신안·무안지역 쌀을 연간 60톤 이상 사용하고 있으며 쌀가루를 활용한 간식용 제품 생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상생을 위해 장애인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순천 쌍지뜰은 누룽지차·쌀과자 등을 판매하며 쌀 사용 ...
2023.03.13 12:47풀뿌리 지역 경제를 책임질 수장이 결정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8일 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전국 1347곳 조합에서 새로운 수장이 선출된다. 지역 경제를 책임지는 중요한 선거이자 생활 속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의미를 갖는 이번 선거에서는 광주 16명, 전남 130명의 조합장이 새로 선출되며, 나머지 54개 선거구에서는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했다. 조합장선거는 선거구당 평균 선거인 수가 2000명이 채 안 되는 소규모 선거지만 선출된 조합장은 고액 연봉이 보장되고 인사권·경영권 등 전반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
2023.03.07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