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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정성껏 '필리핀 희망' 바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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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정성껏 '필리핀 희망' 바느질

남구 마을기업 \'꿈꾸는 거북이\' 폐청바지 리폼, 빈민촌 어린이 선물로 만다바오섬 간 자원봉사센터 \"가방 없어 보자기에 책을…\" 기부받은 청바지 활용해

지난 16일 오후 광주 남구 중앙로 126-12에 위치한 마을기업 '꿈꾸는 거북이' 사무실. 헌신짝 취급 받는 버려진 폐청바지가 리폼 과정을 거쳐 가방(사진)으로 제작되고 있었다.

가방 200여개를 오는 10월 말까지 만들어야 하는 마을기업 '꿈꾸는 거북이' 회원들의 손길은 쉼이 없었다. 리폼 과정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 회원들은 잘라놓은 청바지 조각에 한 땀 한 땀 정성껏 바느질을 이어갔다.

청바지는 다리ㆍ허리 부분으로 재단됐다. 리폼 전문가의 손길이 닿자 허리부분은 노트북이 들어갈 정도의 큰 책가방으로 완성됐고 다리부분은 어깨에 걸치는 크로스백이 나왔다. 40인치짜리 청바지 하나로 크로스백 6~8개와 큰 책가방 1개가 만들어졌다.

완성된 가방은 11월 중순께 먼 바닷길을 건너 필리핀 최남단 만다바오섬 다바우 지역 빈민가 아이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올해 3월 남구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꿈꾸는 거북이'는 사직동 마을 주민들의 여가와 경제활동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마을기업은 버려진 옷과 빈병 등을 재활용해 가방과 유리공예 등의 제품을 만들어 위탁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또 재활용의 중요성 등을 알리기 위해 퀼트와 냅킨 공예 등을 가르치는 공예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꿈꾸는 거북이'와 필리핀 다바우 지역 빈민가 아이들의 만남은 우연찮은 기회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남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들은 11월 예정된 필리핀 봉사활동을 앞두고 현지 답사차 만다바오섬 다바우 지역을 찾았다.

현지답사 결과 필리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물품은 가방이었다. 가방이 없는 아이들은 학교에 갈 때 책만 덩그렇게 들고 가거나 보자기에 책을 싸서 다니는 경우가 허다했다.

현지 답사팀은 '꿈꾸는 거북이'와 상의 끝에 폐청바지를 모아 가방을 제작키로 뜻을 모았다. 꿈꾸는 거북이 오영순 대표는 "지난해 의류업을 하는 한 봉사자가 허리 40인치의 청바지 100여 벌을 기증했는데 마땅한 사용처가 없어 고심했다"며 "필리핀 빈민가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가방을 만드는 재능기부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다바우 빈민가 아이들과 남구 자원봉사센터, 마을기업 '꿈꾸는 거북이'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고, 노력의 결실인 리폼 가방은 오는 11월 필리핀 다바우 빈민가 아이들 손에 쥐어질 예정이다.

오 대표는 "자칫 폐품이 될 옷을 가지고 필리핀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만들어 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우리의 재능이 필요한 곳에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kimj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