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지질공원을 가다(중 - 황산)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 기획
중국 세계지질공원을 가다(중 - 황산)
해발 1000m이상 바위틈새 황산송도 진객 ||중국 개방정책 주도 등소평에 의해 세계화 ||지역주민 소득창출, 자연환경 보존 교육 전진기지
  • 입력 : 2020. 01.29(수) 17:50
  • 이용규 기자

중국 안휘성에 자리잡은 황산은 기암괴석, 운해 등의 절경으로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자 복잡한 지질사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짙은 안개로 황산의 전경은 흐릿했지만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바위 틈새로 황산송이 그려낸 풍경이 색다른 느낌을 보이고 있다.

 중국 안휘성에 위치한 황산은 한국에서 지명도가 높은 관광지이다. 황산의 기암괴석을 비롯한 절경을 보러가는 한국인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황산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위, 황산송, 구름바다, 온천, 설경 등 다섯가지다. 황산 오절이라고도 한다.

 황산의 몸체는 화강암이다. 핵심 풍경지역의 67%를 차지하는 화강암은 오랜 세월 풍상을 겪어온 거친 암석들이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전산과 후산은 화강암 구조가 달라 전산은 웅장하고 후산은 빼어난 느낌을 준다. 황산에서 최고봉은 연화봉(1868m)이다. 광명정(1860m), 천도봉(1810m)이 뒤를 잇고 있으며, 그 생긴 모양이 특이한 120개의 바위가 각각 이름을 갖고 있다. 금계규천문, 오로상천, 몽필생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보는 각도, 원근교차에 따라 그것들이 지닌 형상이 다르게 보여진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태산의 웅장함과 화산의 험준함과 형산의 운무와 려산의 비폭과 안탕의 교석과 마미산의 빼어난 용모 등을 고루 취하고 있어 가히 천하제일기산이다'고 황산을 평가했다.

쾌청한 날씨 아래 촬영된 황산의 비경.

 황산은 크게 온천경구와 옥병경구, 북해경구, 백운경구, 송곡경구 등 5개 경승지구로 나뉜다. 온천경구는 황산의 남쪽 기슭 해발 650m 지대로 온천, 숙박시설이 들어서있다. 옥병경구는 연화봉과 천도봉 사이의 지대로 옥병와불, 송객송 등 황산 기경을 만날 수 있다. 사자봉, 청량대, 비례석 등 절경들이 자리한 북해경구는 황산의 풍경을 '내다보는 창'으로 묘사된다.

 백운경구는 백운계곡과 표교암을 품고 있으며, 황산의 북쪽에 위치한 송곡경구에는 사자봉, 낙타봉, 쌍순봉 등이 자리잡고 있다.

 바위 틈새에서 수직으로 뻗은 황산송은 또 하나의 황산을 상징하는 요소이다.

 지난해 12월 황산에서 만난 황산송의 명성은 과연 명불허전을 실감케했다. 운곡지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긴 했지만 진눈깨비가 내리고 짙은 안개로 인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기상 상황에서 아쉽고 허망했다. 다행히 주위를 압도하는 푸르름과 꼿꼿한 자태로 우리 일행을 맞아준 황산송을 볼 수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황산의 해발 1000m 이상 지대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한 황산송은 한 뿌리에 두 개의 가지를 갖고 있으며, 보통 수령이 몆 백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은 지형적 특징의 황산은 기후의 수직변화로 눈앞에서 요술처럼 자연적 매력을 발산했다. 계곡은 습하고 따뜻한 반면 위로 올라갈수록 상대적으로 춥고 기온이 낮아 계곡에서 증발되는 습기는 이내 운무로 나타나 어지간한 산봉우리를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황산 절경의 하나인 운해로 변화하는 것이다. 운해가 두텁고 높게 자리를 잡으면 황산의 세 주봉인 연화봉, 광명정, 천도봉만이 바다위의 외로운 섬처럼 구름위에 떠있어 절해고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운해가 계곡으로 내려 앉으면 흰빛구름이 기송기석과 어우러진 풍경을 연출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황산 절경에서 빠지지 않는 온천은 해발 850m높이의 자운봉 아래에서 분출되는데, 예전에는 탕천으로 불렀다. 황제 헌원이 이곳에서 49일동안 목욕을 하고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중탄산염 성분 함유량이 높아 소화, 신경, 심혈관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산은 약 1억2000년전 육지에서 바다로 7번 번갈아 변화되는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오랜 기간 반복된 조산운동과 지각융기 과정을 거치며 생성된 황산은 '위대한 절경'의 기념탑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황산은 남북길이 40㎞에 동서폭이 30㎞이며, 전체 면적 1200㎢중 150㎢가 핵심경구이다.

 황산은 1979년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주창한 등소평이 이 곳을 시찰하고 중국관광정책을 재정립하고 발표하면서 새 전기를 맞게됐다. 황산에서 나오는 모든 상품에 황산 표기를 의무화하는 이미지 브랜딩에 나선 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고 복잡한 지질사로 유명세를 떨친 황산은 황해, 양쯔강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산으로서 지위를 확실히 굳혔고, 중국의 10대 풍경명승구, 국가 5A급 관광명승구, 세계자연유산(1990년), 세계지질공원(2004년)으로 선택을 받았다. 중국 지리잡지와 외국 미디어의 집중 조명에 힘입어 황산은 중국의 현대 관광 출생지로서 찬사를 받았다.

 2000년 이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주윤발, 양자경, 짱즈이 등이 출연해 비취계곡에서 촬영한 무협영화 '와호장룡'을 통해 황산의 아름다운 장관이 전세계에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연간 황산을 찾는 방문객은 외국인 포함 338만명이다. 최대 성수기에는 하루 10만명 정도 입장하고 있으나 규정상 6만명 이상땐 매표 시스템을 중단한다. 입장료는 1인당 190위안(한화 3만2300원)이고 케이블카 편도 이용료는 80위안(한화 1만3600원)이다.

 입장료 수입은 황산시 풍경구 관리국에서 관리하고 수입액의 절반 정도는 지질공원센터 운영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경구안에서 케이블카와 호텔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수익금의 10%를 지질공원센터 운영금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운곡사에서 백아령 일대를 운행하고 있는 운곡지구 케이블카.

 황산에서 케이블카는 3곳에서 운행중이다. 전산 방향의 옥병삭도(자광각~옥병루), 후산방향의 운곡삭도(운곡사~백아령), 북문에서 오르는 태평삭도(북문~단하봉) 코스 등이다.

 남쪽구간 케이블카 역 인근에는 2층 규모의 세계지질박물관이 있다. 황산의 탄생과정을 보여주는 VR 상영관을 비롯해 황산에서 서식하고 있는 조류, 동물, 식물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중국 황산 풍경구에 대한 관련 당국의 목표는 황산산맥을 보호하는 것에 최대 주안점을 두고 있다. 황산에는 1805종의 식물과 323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수삼을 포함한 식물 37종이 국가보호종으로, 표범류인 운표, 금전표 등 동물 28종이 국가 보호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인근 지역주민들이 먹고 살아가는 경제적 토대로서 황산의 역할도 관심사항이다.

 황산시 풍경국 관계자는 "황산 주변 호텔, 케이블카 회사 등에서는 지역주민 6000명을 채용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집중하고 있다. 중국 정부 문화부는 중국내 유명 대학교 학생들과 소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교육과 황산 홍보를, 주민과 지역 상인에게는 관광 활성화와 소득 관계 등을 강조하며 서비스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리 위 황산 지질센터 판공실 주임은 "황산은 중국에서 유명한 산이다. 더욱이 세계지질공원 지정이후 지명도도 높아지고 브랜드 효과가 엄청나다"면서 "대학에서는 지질과 관련된 연구 활동도 활발하다"고 했다.

 아울러 황산시는 앞으로 유리 잔도 등을 시설하고 모노레일 운영 등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의 편의에 적극적으로 부응키 위한 큰 그림을 그려나갈 방침이다.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