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상수도본부' 작심 비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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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이용섭 시장 '상수도본부' 작심 비판 왜?
“심신 약하고 정년 앞둔 직원 가는 곳” 직격탄 ||광주 잇단 수돗물 사고… ‘조직 문제점’ 지적 ||정기인사 인적쇄신… 전문성 갖춘 인사 발탁
  • 입력 : 2020. 06.08(월) 18:58
  • 박수진 기자

광주시청 전경.

 이용섭 광주시장이 상수도사업본부를 놓고 "더이상 심신 약하고, 정년 앞둔 직원이 가는 곳으로 인식돼선 안된다"고 작심 비판하며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예고했다.

 이용섭 시장은 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정 부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 광주 잇단 수돗물 사고

 무엇보다 최근 광주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는 수돗물 사고가 이 시장의 '결단'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5일 광주 서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수돗물에 모래나 흙 등이 섞여나와 570여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광주 남구 주월·월산동, 서구 화정·염주동 일대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나왔다.

 검사 결과 발암 가능 물질인 나프탈렌이 미량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돗물에서는 철, 아연, 구리 등 중금속도 일부 검출됐다.

 당시 사고는 백운광장의 노후된 상수도관 내부 코팅막이 이탈하면서 국제양궁장, 풍암·금호지구 방향으로 이물질이 이동하고 대형 수도관의 이물질을 걸러주는 거름망이 막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에서 발생하는 상수도 사고의 주된 원인은 상수도관 노후화 때문이다. 노후된 수도관은 누수율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광주시의 상수도 관 누수율은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환경부의 '지역별 누수율 현황'(2015년)을 보면, 광주시는 10.1%로 서울시(2.4%), 부산시(4.4%), 대전시(4.6%), 대구시(5.4%) 등에 비교해 매우 높다. 그러나 수도시설 교체사업의 경우 많은 재정이 필요해 지자체가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국비 지원 등을 통해 깨끗한 수돗물 공급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한다.

 ● "상수도 혁신의 원년으로"

 "상수도 사업본부가 심신이 건강하지 않거나 정년을 앞둔 직원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되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됐다. 올해를 '상수도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상수도 정책과 조직을 혁신하겠다."

 상수도본부 조직의 고질적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 시장은 고강도의 인적 쇄신과 조직 혁신을 단행키로 했다. 7월 초 정기 인사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발탁하고 결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용섭 시장은 "지난해 6월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를 교훈 삼아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에 빈틈없이 하도록 당부했는데 지난해 11월 서·남구에 이어 지난 5일 서구에서 같은 사고가 재발해 죄송하고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이 시장은 잇따르는 수돗물 사고의 원인으로 상수도관 노후화와 함께 직원들의 전문성과 경험 부족에 따른 상수도 관리능력 부족과 함께, 정년을 앞둔 직원들이 상수도본부를 도피처로 활용하면서 직원들의 전반적 사기 저하 등을 지목했다.

 그는 "지금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더 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올해는 광주에 근대식 상수도가 도입된 지 100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이고, 제가 한국상하수도협회장을 맡고 있어 더욱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