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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빛났던 순간에는 늘 그림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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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빛났던 순간에는 늘 그림이 있어"

전남여성재단 여성작가 공모전 수상자 정선영(42)씨

게재 2020-06-15 16:37:41

정선영 작 '공존'
정선영 작 '공존'

정선영(42)씨는 '미술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기까지 정확히 23년이 걸렸다고 했다. 고3때 건축학과에서 미술대학으로 진로를 바꿨던 것은 그림에 대한 이유모를 동경과 갈증 때문이었다. 미술대학 진학을 반대했던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반항을 했다. 미대를 가기위해 재수까지 감행했지만 부모님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었다. 부모님의 한정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홍익대학교 광고디자인과에 합격했다. 원했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다만 평범했던 이과생이 예술분야로 손꼽히는 대학에 입학했다는 점은 '최선의 노력'에 대한 결과였기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온라인 마케팅'에 종사했다. 광양에 정착한 것은 결혼 이후였다. 정씨에게 광양은 퍽 낯선 동네였다.

"남들에 비해 쾌활하지 않은 성격탓에 이웃들과 친해지는게 어려웠어요. 하던일도 그만둔터라 일상이 무료했죠.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어떤 일인가를 해야만 했었어요. "

작은 공부방을 열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문득문득 일상에 공허함이 밀려올땐 어김없이 붓을 들었다. 어린시절부터 반복됐던 습관이라 그림이 정씨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때까지만 해도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결혼하고 애를 키우다보니 종종 내 존재가 작아지는것 같았어요. 나라는 존재를 찾아가기 위해 내가 잘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무엇을 했을때 내가 가장 행복하고 내 존재가 빛이 났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자신에게 던진 질문의 답은 늘 그림이었다. 젊은 시절 정씨를 가장 빛나게 해주었던 것도 그림이었고, 힘든 시절 위로를 건넸던 것도 그림이었다. 행복했던 시절의 중심엔 항상 그림이 있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으면 혼자 하는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는게 미술작가의 길이라고해도, 더이상 내면의 외침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정식으로 붓을 들었던 것은 5년 전이에요. 가족이 없는 오전 시간과 가사, 육아를 마무리 한 후 밤부터 새벽시간까지는 오롯이 그림에만 매달렸어요. 이유모를 갈증의 원인을 알게됐었고, 해갈해가는 기쁨을 맛볼 수가 있었습니다."

작품에는 대부분 자연을 담았다. 주재원이었던 남편과 인도네시아에서 1년간 거주했던 기억들이었다. 앵무새, 나비, 홍학, 나무 이파리 한장한장까지 어느것 하나 평범하지 않는것이 없지만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던 까닭이다.

자연과의 공존을 담은 정씨의 작품은 지난 4월 전남여성가족재단이 진행한 공모전 '여신 나르샤'에 선정, 오는 7월31일까지 전남여성문화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탄생 The Birth – 공존을 꿈꾸다'전에서는 탄생과 공존을 주제로 한 정씨의 최근작 18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정선영씨는 "전남여성가족재단 신진작가 공모를 통해 첫 개인전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영광"이라며 "이번 전시 주제인 '탄생, 공존을 꿈꾸다'에서는 펜데믹 이후 우리의 삶이 인간 중심이 아닌 동물, 대자연과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알리고 싶었다"고 전시 참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남여성가족재단은 지리적·거리적 제한을 뛰어넘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올해에는 온라인 전시를 새롭게 시도한다. 지역의 청년단체(나주, 니나노플래닝)와 협업해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온라인 도슨트를 도민이 쉽게 시청할 수 있도록 전남여성가족재단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동영상 형식 이외에도 정선영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세세한 소개를 네이버 블로그, 밴드, 인스타 등을 통해 소개하는 온라인 전시도 병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