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속 도시풍경과 자연이 주는 이색적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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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디지털 속 도시풍경과 자연이 주는 이색적 휴식
미디어아티스트 박상화 광주신세계갤러리 초대전||7월14일까지 '사유의 숲' 주제||디지털 영상, 설치작품으로 광주 풍경 묘사
  • 입력 : 2020. 06.18(목) 17:02
  • 박상지 기자

박상화 작 '사유의 정원'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전시 공간을 가득 메운 여러 겹의 스크린 속에 익숙한 풍경들이 흘러간다. 광주에 사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지나쳤을 법한 도심의 일부다. 매일 지나다니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모습 또는 광주를 대표하는 풍경들이 갤러리 공간으로 들어서는 순간 새롭게 펼쳐진다. 네온사인과 아파트가 점령해버린 도심의 익숙한 풍경이지만 삭막함 보다 몽환적인 아늑함이 흥미롭다.

광주신세계갤러리가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관람객들에게 디지털쉼터를 제공한다.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영상미디어 설치작품을 통해 광주풍경의 가상공간을 만드는 박상화 작가의 개인전 '사유의 숲'을 개최한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자연과 도시풍경의 수많은 이미지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TV 스크린을 통해서 우리의 디지털 일상 속에서 늘 함께 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일정 크기의 제한된 사각 프레임에서 벗어나 관람객으로 하여금 직접 디지털 가상의 숲에 들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인다. 광주의 자연과 정서, 도시생활과 사계절의 변화, 작가 개인의 경험과 기억으로 구성된 가상의 숲은 친근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낯선 새로운 감성을 전달한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바다의 영상으로 시작하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 '사유의 정원'은 도시생활의 화려한 일상에서부터 평화로운 소나무 숲과 아름답게 흩날리는 벚꽃의 영상을 담고 있다. 숲 속의 새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다채로운 자연 풍경은 마치 관람객이 실제 숲 속에 들어와 산책하고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감각적인 디지털 쉼터를 제공한다.

도심 속의 자연으로 재탄생한 전시공간에서 관람객은 변화무쌍한 풍경의 이미지와 자연의 소리 사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자연을 사유하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재해석한 작가는 그 내면의 규칙과 질서를 정리하고,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영상작품 '무등판타지아-무등도원경유람'과 '무등도원경-사계' 연작에서도 광주의 자연과 도시문명, 별서정원과 아파트 등의 이미지들의 몽환적인 조합을 계속적으로 채록하고, 탐구하고, 창조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자연과 작품, 작가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하늘과 숲, 바다, 그리고 도시의 풍경들이 질서 있는 조합을 이루며 소외와 단절, 획일화 등의 현상들로 가득한 현대사회 속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자연 앞에서 쉼과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유의 숲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내 주변의 풍경이 아닌 나의 내면일지도 모른다.

박상화 작가는 목포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조선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석사 및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목포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화순 소아르미술관, 무안 오승우 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제1회 조선대학교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비롯해 하정웅 청년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박상화 작 '사유의 정원' 영상 스틸컷.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