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부식>5·18과 전태일이 건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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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부식>5·18과 전태일이 건네는 의미
윤부식-민주노총 전남본부장
  • 입력 : 2020. 06.30(화) 14:51
  • 편집에디터
윤부식 민주노총 전남본부장.
5·18민중항쟁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일정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축소·연기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최된 소중한 행사들 중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5·18 당시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옛 전남도청 현판을 현재의 전남도청에 세운 것이다. 전두환 군부독재가 평범한 시민들에게 쐈던 총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은 후대에 5·18의 진실을 알릴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도청에 세워진 현판을 보니 문득 전태일 열사가 생각났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나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마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신했던 전태일 열사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과제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5·18과 전태일 열사의 정신은 시기와 방식은 다르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건네는 공통적인 의미가 있다.

첫째로 공동체 정신이다. 80년 5월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의 항쟁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하나되는 대동세상 공동체를 실현했다. 전태일 열사는 열악하다 못해 병들고 죽어가는 나이 어린 십대 여성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모두의 행복을 염원했다.

둘째는 저항 정신이다. 광주시민들은 전두환 군부독재의 총탄에도 민주주의와 후대를 위해 물러서지 않았다. 전태일 열사는 노동자의 권리를 입 밖에 꺼내기만 하면 자신을 짓밟았던 박정희 군부독재의 군홧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최소한의 노동자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온몸을 내던졌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이 때 다시 한 번 5·18과 전태일 열사 정신을 돌아봐야 한다. 각종 해고와 휴직, 소규모 자영업자 폐업이 줄을 잇는 현실에서 실효성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IMF시절 국민은 해고를 비롯한 모든 고통을 감내하며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해 경제위기를 극복해 냈다. 국민의 힘으로 경제위기는 극복했지만, 이후 재벌을 위주로 부의 독점은 심화됐고 빈부격차는 지금까지 가장 큰 문제로 이어져 오고 있다.

재벌은 1300조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정부에게 재정지원을 요구해선 안 된다. 재벌 아래 몇 단계씩 이어지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 골목상권까지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유통체계의 독점을 중단하고 영세 자영업자의 활로를 찾아줘야 한다. 정부와 새롭게 시작하는 21대 국회는 우리나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차별 받지 않고 안전한 사회에서 서로 존중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위기는 극복하라고 있기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5·18 정신이, 전태일 열사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