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에 녹여낸 80년 광주 소시민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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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판소리에 녹여낸 80년 광주 소시민들의 이야기
소리꾼 최용석 1인 판소리극 '방탄철가방'||오월항쟁에 대한 새로운 시선 제안해||내달 3~4일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서
  • 입력 : 2020. 06.28(일) 16:22
  • 김은지 기자

1인 판소리극 '방탄철가방' 공연 모습. 광주문화예술회관 제공

광주의 이야기를 거대한 역사가 아닌 소시민의 시선으로, 판소리에 녹여낸 특별한 공연이 다시 광주 시민들을 찾는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기획공연 '포커스 시리즈 4' 공연으로 판소리극 '방탄철가방 - 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공연은 내달 3일 금요일 저녁 8시, 7월 4일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총 3차례에 걸쳐서 진행된다.

'방탄철가방 - 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는 짜장면 배달원 최배달 개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5·18민주화운동을 그린다.1980년 5월 광주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게 담아내 역사의 급류에 휩쓸린 힘없는 개인들의 일상과 사랑, 꿈, 연대를 이야기한다.

작품은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전 대표였던 소리꾼 최용석의 어린 시절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창·극작된 1인 창작 판소리 극이다. 극중 1인극의 주인공이자, 작창·극작을 한 소리꾼 최용석은 어린 시절 지나가던 시민군의 모습을 본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도 강하게 남아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 2014년에 창작 초연 된 이후, 제2회 창작국악극대상 남자 창우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2014년 초연 시 국립극장 매진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1인 판소리극 '방탄철가방'은 짜장면 배달부인 최배달의 시선으로 본, 그가 들려주는 80년 5월의 광주 이야기를 그린다. 최배달은 자타 공인 자전거 배달의 신이다. 어릴 적 첫사랑 애경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 후로 줄곧 자전거를 타고 배달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쌓인 내공 덕이다. 최배달이 대도시 광주에서 배달대회 1등을 한 기쁨과 영광을 만끽하던 5월 어느 날, 악몽의 현현인 듯 개고리 부대가 들이닥쳐 평화로운 금남로를 피로 물들이는 일이 발생한다. 갑작스레 광주를 덮친 비극에 분노를 느낀 최배달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배달로 평탄 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1인 판소리극 '방탄철가방' 공연 모습. 광주문화예술회관 제공

작품의 연출가이자 주인공인 소리꾼 최용석은 "이 공연을 통해 누군가의 누나이자 형이었고 아버지이자 어머니였던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다"며 "특히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하는 현재, 그 의미를 더욱 되새기는 공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80년 5월 당시 소시민들의 삶을 판소리로 꾸민 '방탄철가방-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해 광주시민에게는 특별 할인 40%가 적용된 티켓가를 제공한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속 거리두기를 준수, 수용 가능 관객석 중 50% 미만으로 관객석을 제한하며 좌석 거리두기제를 운영한다. 티켓은 전석 3만원이며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하는 판소리 1인극 '방탄철가방-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는 앞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오월 그날이 오면'의 연계 공연으로 네이버TV에서 하루 두 차례 상영되기도 했다. 상영 당시 '방탄철가방'은 총 6000회의 조회수와 3만5000개가 넘는 좋아요 수를 기록하며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었다.

한편, 소리꾼 최용석은 전통 판소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판소리 음악어법을 지닌 소리꾼이다. 그는 2019 서울어린이연극상 대상작 '제비씨의 크리스마스'의 극본, 해녀탐정 홍설록, 일곱빛깔 까망이 등의 극본을 제작해 소리꾼으로서뿐 아니라 따듯한 필력을 가진 극작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