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치료제 1일 부터 공급…"중증환자 33명 첫 대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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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렘데시비르 치료제 1일 부터 공급…"중증환자 33명 첫 대상 전망"
지난달 29일 길리어드사와 무상공급 계약을 체결||중앙의료원에 요청 경우 중앙임상위에서 대상 결정
  • 입력 : 2020. 07.01(수) 17:59
  • 뉴시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로 특례 수입이 결정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1일부터 공급한다. 중증환자 33명이 첫 투약 대상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중증환자 우선 투여…5일 6병 원칙

1일 정은경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충북 오송 질본에서 열린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중증·위중환자들이 첫 번째 투약대상이 될 것"이라며 "투약 판단은 주치의가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으로 중증 환자는 13명, 위중은 20명이다.

정 본부장은 "투약 기준에 33명이 어떻게(몇 명이) 해당되는지는 주치의들이 판단하고 저희도 발병기간 등을 확인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로 체내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 복제를 막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애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다가 최근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주도로 미국 등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연구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치료군은 회복시간이 11일, 위약을 투여한 치료군은 15일로,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면 회복시간이 31% 빨랐다.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을 수 있는 환자는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단계 이상 환자로 제한된다. 구체적으로 △흉부엑스선(CXR) 또는 CT 상 폐렴 소견 △산소포화도(Room air PaO2) 94% 이하 △산소치료를 시행하는 사람(Low flow, High flow, 기계호흡, 에크모) △증상발생 후 10일이 경과되지 않는 환자 등 4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해야 한다.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서 투약 신청과 투약 대상자 선정과 환자 모니터링 등 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의약품 공급을 요청하면 중앙의료원이 필요시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자문을 요청해 투약 대상자를 결정한다.

투여 일수는 5일(6병)이 원칙이다. 필요시 5일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전체 투여 기간은 최대 10일로 제한된다. 정은경 본부장은 "발병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중앙임상위원회 등 전문가 의견에 따라 기준을 정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렘데시비르는) 초기에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 바이러스의 증식이나 질병 발현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쓰이는 것"이라며 "진행되는 경우 덱사메타손 등 항염증 치료제를 쓰는 등 주치의들의 내부적인 치료 방침이 있어 이들이 판단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혹시 모를 부작용 여부에 대해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부작용에 대해서는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국립중앙의료원에 보고해서 저희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며 "이상반응이 있을지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무상으로 공급…건보 적용여부, 8월 지나봐야

정 본부장은 "현재 길리어드사에서 비축용이 아닌 현재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무상 공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약품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특례수입을 결정한 후 질본은 지난달 29일 수입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유)와 국내 도입 협의를 통해 의약품 무상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렘데시비르는 아직 국내에 정식 허가되지 않았지만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관계 부처장이 요청하면 식약처장이 수입자를 통해 수입할 수 있도록 특례 수입 절차를 두고 있다.

질본은 길리어드사로부터 일정 물량을 무상으로 공급받은 상태로 도입 물량 등에 대해선 계약조건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7월까지는 무상 공급을 통해 확보된 물량을 우선 사용한다. 일정 수준 물량이 확보된 만큼 중증환자 수가 감소한다면 7월 이후에도 렘데시비르를 공급할 수 있다. 가격 협상은 길리어드사와 미국간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8월 이후 시작될 것으로 질본은 보고 있다.

렘데시비르 제약사인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의료 지원을 받는 환자가 정상치료 시 사용하는 렘데시비르의 가격을 2340달러(280여만원)로 책정했다. 정상치료는 환자 1명이 6일 동안 하루 한 병씩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렘데시비르 하루 치료비는 390달러(47만원)인 셈이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8월 이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현재는 무료투약을 하고 있다"며 "8월 이후에 유료로 약을 구매한 뒤 건보적용이나 본인부담금 문제는 좀 더 검토해서 방침이 결정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