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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재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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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재활병원

게재 2020-07-02 16:45:36

광주·전남 지자체가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주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열악한 재정 탓에 병원 건립비와 운영비 감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한 실례가 이를 방증해준다.

2016년 4월 개원한 푸르메재단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이 그 모델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둥지를 튼 이 병원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어린이 전문재활병원이다. 이 병원이 세워지는 데에는 1만여 명의 시민과 500여 개 기업의 기부, 정부와 마포구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병원도 건립비와 초기 운영비로 440억 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게임 업체 넥슨이 200억 원을 후원했고 게임 유저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 탄생에는 비영리 법인 푸르메재단의 백경학 상임이사가 중심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1998년 영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독일병원에서 1년반 동안 재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자극제가 되어 병원 건립에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는 8년간 소송 끝에 받은 피해 보상금 10억 원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해 재활 병원 건립의 종잣돈이 됐고 마포구에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공동사업을 제안해 부지를 제공받았다. 이처럼 열악한 국내 여건과 수많은 참여 주체의 공동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에 이 병원은 '기적의 병원'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이 푸르메재단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성공 모델이 되어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됐고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정부 공모 사업으로 추진됐다. 백 상임이사는 전남일보가 2015년 우리 사회가 새롭게 바뀌기를 갈망하면서 진행한 연중 공공캠페인 '공 프로젝트' 에서 6월 노블레스 오블리주 주제를 다룰 때 소개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선진국처럼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아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그런 병원 하나쯤은 있어야 된다고 시작한 일로 서울 병원이 성공 모델이 되어 광주에도 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 지원액 78억~154억보다 두 세 배 이상 늘리지 않고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린이가 희망'이라고 어른(정부와 지자체)들은 말하지만 장애 어린이가 재활서비스를 통해 사회로 나아가는데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어 주고 그들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는 전문 병원 건립에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낯이 후끈거릴 뿐이다. 이기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