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유행을 위해 대비해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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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차유행을 위해 대비해야 하는 것들
  • 입력 : 2020. 07.02(목) 16:54
  • 박상지 기자
코로나 리포트

허윤정 | 동아시아 | 1만3000원



2019년 12월 31일, 힘겨운 2019년을 보내고 희망찬 2020년을 기다리던 우리에게 중국에서 들려온 폐렴 환자의 소식은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0일 후,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시작된 날부터 총선 때까지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을 기록하며 평가한다. 단순히 일어났던 사건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일어난 상황과 의미, 관련된 정보들을 한 데 모아 복기한다. 이 작업이 가능한 것은 이 책을 쓴 저자가 허윤정 전 의원이기 때문이다. 허윤정 전 의원은 의료보건 분야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우리 정부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사태에 맞섰는지 잘 묘사하고 있다. 의료와 보건, 정책, 대안 등을 거시적인 측면에서 조망하고 사태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일기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 상륙, 마스크 대란, 신천지와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등, 무엇 하나 커다란 도전이 아닌 일이 없었다. 여기 나온 기록을 보면 우리는 때로는 실수하고, 때로는 순발력 있게 해법을 내놓으면서 상황에 대처해왔다. 세계의 여러 국가와 비교했을 때 방역에 성공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왜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되짚어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지금, 코로나 2차 유행이 시작되는 것을 우려하는 이 시점에 이 책이 기록해놓은 초기 방역의 중요한 순간들을 복기하는 것은 꼭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특히 이 책의 마지막 파트인 '88일 이후'에서는 우리가 꼭 짚어보아야 할 보건의료 분야의 이슈에 대해서 정리한다. 보건의료 정책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새겨야 할 조언들로 가득 차 있다. 첫 번째는 공공의료인력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까지 7600여 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의대 설립이나 기존 의과대학의 정원 확대 등을 통해 공공의료인력 양성 방안을 다각화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국내 공공의료에 대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의료인들에게 사명감만 강요해서는 닥쳐올 위기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병원들의 병원이라 할 수 있는, 감염병 전담 전문병원도 필요하다. 감염병 분야는 평상시 환자를 진료하는 것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국가가 운영하는 감염병 전문병원은 진료, 연구 및 교육, 국제교류 등을 평상시에 수행하다가 감염병 위기가 발생하면 환자 규모를 확대해 진료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