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사회자 최광기가 들려주는 바닥의 말, 약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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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사회자 최광기가 들려주는 바닥의 말, 약자의 말
  • 입력 : 2020. 07.09(목) 15:16
  • 박상지 기자
목소리의 힘으로 꽃은 핀다

최광기 | 마음의숲 | 1만4800원

소외된 사람들이 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가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하고 대변해 온 '국민 사회자' 최광기.

100만 촛불 집회 사회자이자 소수자의 마이크, 약자의 목소리로도 알려진 그의 책 '목소리의 힘으로 꽃은 핀다'는 마치 그가 살아온 삶처럼 높고 크고 반짝이는 것이 아닌 작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또 부를수록 힘이 되는 사람들의 이름들, 힘들어 쓰러져 있을 때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그의 손을 잡아주면 그는 분명 일어선다는 말들, 누군가에게 그 한 사람이 되어주는 세상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말한다. 들리지 않고 알아주지 않아도 당신의 목소리는 꽃을 피운다고. 그 목소리를 듣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다고. 약자들의 화법, 그들의 선의지에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 '함께'의 가치, '같이'의 가치를 비롯해 외면받는 이들에 대한 진정한 위로와 인간애로 가득 찬 이 책은 들판에 이름 없는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처럼 아름답고 숭고하다.

책에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노인, 그릇된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탈성매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민 노동자, 성 소수자 등 우리 사회에서 외면 받아 왔던 목소리들이 가득 담겨 있다.

또 언어적 표현(말)과 비언어적 표현(표정, 눈빛 등)의 중요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주지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말에 대한 다양한 팁이 가득 담겨 있다. 말을 통한 감정의 자유로운 표현, 경청의 중요성, 구체적인 칭찬의 힘, 가볍게 던지는 말이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 등 대화의 흐름을 자유자재로 주무를 수 있는 화법에 대해서도 깨알같이 담았다.



말은 사람을 향하는 것이고, 좋은 말은 결국 사람에게 닿는다. 각자 떨어져서 소외당하던 개인이 기꺼이 함께하는 순간이다. 이 책은 말 때문에 다치고 희생당하던 우리를 말에 의지해서 살게 할 것이다. 거친 찬바람에 웅크리고 있던 우리 마음속의 꽃봉오리를 활짝 피어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