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과 함께한 외길… "평생 모은 돌 고향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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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돌과 함께한 외길… "평생 모은 돌 고향에 전시"
장흥 '정남진수석박물관' 지난달 개관||수석 1000여점·수묵화 민속품 150여점
  • 입력 : 2020. 07.12(일) 16:12
  • 장흥=이영규 기자

장흥 '정남진수석박물관

장흥에서 '정남진수석박물관'을 만든 백남경 대표.

"한참 수석에 미쳐있을 때는 가족보다 1번이었죠. 젊은 시절, 수석을 찾으러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집에도 안 들어가고 가족들에게 미안한 맘이 항상 있어요."

남해안의 바닷가 한켠, 장흥 길목에 '정남진수석박물관'이 생겼다. 지난달 16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이곳은 백남경 대표(75)의 인생이 담긴 곳이다.

매끈한 돌, 거친 돌까지, 특이한 문양이 반복되는 돌, 마치 예술가가 그림을 그린 듯한 돌까지. 4층 규모의 정남진수석박물관 곳곳에는 신비한 수석들이 전시됐다. 전시된 수석 1000여점과 수묵화, 서예작품, 도자기, 민속품 등의 애장품 150여점 모두 백 대표가 평생 전국을 돌며 모은 것들이다.

백남경 대표가 자칭 '애석인'으로 살아온 지도 벌써 50년이 넘었다. 젊은 시절 서울로 상경한 그는 수석을 모으는 지인을 보고 수석에 빠졌다. 임진강, 남한강 등 수석이 있다는 곳이면 달려가 며칠씩 집을 비웠다.

어느새 백남경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몇 안 되는 수석 전문가가 됐다. 작품을 찾아내는 탐석부터 좌대와 진열장 제작, 구매, 수석가게 운영, 수석 감정, 최종적으로 전시관까지, 수석과 관련된 이력이 화려하다.

점점 많아지는 그의 애장품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고향에 전시관을 짓기로 했다. 원래 고향에 갖고 있던 땅에 2016년부터 건물을 세우고 수석들을 모았다. 백남경 대표는 "민속품, 그림 등을 모아 고향에 볼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관광객들이 장흥에 놀러와 건물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도 편히 쉬다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남경 대표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돌의 모습을 보고 수석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백 대표는 "화분이나 분재와 다르게 수석은 관리하기도 쉽다. 조금만 관심을 주지 않으면, 쉽게 망가지는 다른 애장품과는 다르다"며 "먼지 한번 닦아주면 살아나는 모습에 몰두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수석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 입장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백남경 대표의 수석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백 대표는 "전시 공간을 마련했지만, 아직 과제가 많다. 박물관에는 관장을 따로 모시고 나는 여전히 전시할만한 수석을 찾아다닐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종순 군수는 "수석은 대자연이 빚어낸 예술품"이라며, "정남진수석박물관이 장흥군의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흥=이영규 기자 yglee2@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