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교실을 뒤흔들다…'온텍트' 급부상한 학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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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코로나19 교실을 뒤흔들다…'온텍트' 급부상한 학교 현장
언텍트로 지키고 온텍트로 뚫는다 ① 학교 교육현장||'입시설명회'도 온라인에서…영상으로 만나고 SNS로 소통하는 학교||동아리 모임에서 입시설명회까지…코로나가 바꾼 학교 교육 패러다임
  • 입력 : 2020. 07.16(목) 14:05
  • 김진영 기자

교실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다.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 수업을 제치고 대세로 떠올랐다. 14일 오후 6시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학교 교사들이 온라인 대입설명회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교실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다.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 수업을 제치고 대세로 떠올랐다. 수업과 출석, 동아리 활동은 물론 대입설명회에 이르기까지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전염병 확산 초기 전국의 학교는 수업을 휴업시키고 개학을 연기하는 등 학생들의 접촉을 최소화 하는 '언텍트'에 몰두해왔다.

그러나 계속되는 개학 연기에 차츰 피로감이 쌓여갔고, 시간이 흘러 결국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온라인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만나는 '온텍트' 소통방식이다.

온라인 수업은 비록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어쩔 수 없이 나타난 대안적인 선택지였지만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코로나19 교육계를 뒤흔들다

온라인 열풍이 교육계를 뒤흔들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실하고 있는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김수현(29)선임은 "올해에만 37개교 336명의 선생님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영상제작을 위한 교원연수를 1년에 한 두 차례 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교사들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온라인 강의는 필수가 됐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선생님을 만나고, 교사들은 학생 없는 교실에서 수업을 이끈다. 작은 시골학교까지 마이크며 조명 등 전문 '유튜버' 뺨치는 방송 장비가 즐비하다.

한 학교 교사는 "연세가 있는 교사들은 적응하는데 아직 미숙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젊은 교사들은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평소 해보지 못했던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학교 교사들 한명 한명이 모두 유튜버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학생들은 홈페이지에서 출석체크를 하고 SNS를 통해 반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더 익숙하다. 수업뿐만이 아니다. 여가생활에서 동아리 모임까지 요즘 학교생활은 '온텍트'가 지배하고 있다.

김수현 선임은 "미디어재단에서 학생들의 영화, 다큐멘터리, 뉴스 제작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수 없게 되면서 온라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며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평소 찾아가지 어려웠던 외지의 학생들도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으로 학생들의 소통 방식도 달라졌다.

김 선임은 "학교생활에 소극적이었던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소통기회를 갖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학생들은 놀라울 정도로 성격이 달라졋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고 했다.

● 입시설명회도 '온텍트'로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넘어 요즘 교육계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온텍트'다.

지난 4일 오후 6시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15명의 교사들이 모여 '입시 전략설명회' 강연을 제작했다.

넓은 강당에 모여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입시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제작에 참여한 설월여고 서정권(50) 교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쉽지 않는 과정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준비부터 제작까지 두 달이 넘게 걸렸다. 대본, 자료제작, 촬영까지 학교 교사들이 머리를 끙끙 싸맨 끝에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서정권 교사는 "전문 방송의 경우 NG가 나면 편집이 가능하지만, 교사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한 탓에 논스톱으로 제작될 수밖에 없었다"며 "녹화 전 회의만 몇 차례가 열렸는지 모른다"고 했다.

노력이 빛을 발한 듯 교사들의 모습은 전문 방송인 못지않았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 여러 차례 대본을 다시 읽으며 긴장한 기색도 눈에 띄었지만 막상 카메라가 돌아가자 능숙하게 말하며 제스처를 취했다. 때때로 여유롭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실시간 소통'을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현장 설명회와 달리 질의응답을 받을 수 없는 탓에 '네이버 밴드' 등 SNS를 통해 실시간 문답을 주고 받았다. 생방송보다는 녹화 촬영을 통해 퀼리티 있는 영상을 제작하고 별도의 소통 채널을 꾸려 소통하겠다는 취지다.

서 교사는 "준비 과정의 어려움과 수험생과 직접 소통할 수 없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지만 영상 강의를 제작하다보니 훨씬 심도 있는 내용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오프라인 입시설명회는 분석과 설명에 그쳤지만 온라인 입시설명회는 토크쇼 형식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궁금해할만한 부분을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고민하고 준비한 덕분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나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온텍트' 미래교육 패러다임 될까

코로나19로 시작된 '온텍트' 패러다임이 학교 교육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김수연 선임은 "비록 코로나19로 시작된 타의적인 변화였지만 온라인을 통한 공동작업은 학교 커리큘럼을 완전히 탈바꿈 했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를 띄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바뀔 것이고, 이를 넘어 교육패러다임에서도 여러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며 "여러 교과지식을 융·복합적으로 문제해결에 사용하는 실용성을 좀 더 중시하게 되면서 보다 실용적이고 융합적인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는 교육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권 교사는 "교육제도의 획기적 진화는 학교 현장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며 "학교 현장은 코로나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 끊임 없는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됐다"며 "다양한 온라인 교육기법과 교육 콘텐츠를 연구하고 활용해 학습자와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의 학습모형이 학교 현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뿐만아니라 여가생활에서 동아리 모임까지 요즘 학교생활은 '온텍트'가 지배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온라인 콘텐트를 제작하는 학생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