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 '안전한 단절'… 향후 핵심은 언택트·디지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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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창사특집> '안전한 단절'… 향후 핵심은 언택트·디지털화
코로나가 만든 언택트 사회
  • 입력 : 2020. 07.16(목) 18:28
  • 곽지혜 기자

우린 지금 '언택트(Untact)'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언택트란 '비접촉', '비대면'을 의미한다. 지구촌을 마비시키고 인류를 공포로 빠뜨린 코로나19는 '불안한 접촉'보단 '안전한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

언택트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의식주, 사회적 관계, 공동체까지 모든 분야를 바꾸고 있다. 비대면 선거운동, 원격교육, 재택근무, 언택트 소비, 온라인 예배 등 언택트 트렌드는 정치, 경제, 교육, 종교까지도 바꾸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사회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언택트는 단순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다. 사람과의 연결과 접촉의 방식이 바뀌는 것일 뿐, 앞으로도 우린 사람들과 함께 살고 일해야 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언택트 시대, 과감한 실행과 도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를 바꾸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언택트 시대의 도래를 확인할 수 있는 분야별 사례를 소개한다.

'악수 정치'의 종말… 지방정치 활성화 계기로

#비대면선거운동 #주먹인사 #온라인전당대회

지난 21대 총선에서 광주의 한 후보가 유권자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전남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젠 두 손을 맞잡는 악수 대신 팔꿈치를 맞대는 '앨보펌프', '주먹인사'가 대세다. 코로나 위기 속에 치러진 지난 4·15 총선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접할 수 있었던 모습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 공포가 커지면서 선거운동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후보들은 길거리 유세,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 등을 통한 기존 선거운동에서 벗어나 SNS 홍보 등 '비대면' 방식으로 유권자들과 마주했다.

각 정당 역시 비례정당과의 창당·합당 결정을 온라인 당원 투표로 결정하거나 공천 신청자 면접을 화상으로 치르는 등 접촉 최소화를 위해 애썼다.

내달 29일 전당대회를 온라인 투표로 치르는 더불어민주당은 '언택트(Untact·비대면)가 아닌 온택트(On-tact)다'를 대회 슬로건으로 정하기도 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다수 군중을 동원한 대규모 유세, 유권자와의 대면 접촉에 주력하던 한국 정당정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정치'로의 실험대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비대면'이 '비인간적'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의 핵심은 공동의 정서를 공유하고 이견이 있더라도 협의를 거쳐 그 공동의 결정을 찾아 나가는 것인데 이 과정을 철저히 언택트,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 비인간적 정치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예를 들어 매체를 경유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상황에 대해 판단하는 것과 실물 감각 없이 매체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사항을 결정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며 "후자의 경우 깊은 고민 없이 즉흥적인 대답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과정으로 여론조사 등을 통해 '국민의 다수가 이렇게 생각한다'로 결론내 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언택트'로 인한 정치 건강성을 헤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 중심의 거대 정치에서 소규모 지방정치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공 교수는 "언택트 사회로 전환되고 있더라도 가족, 친구 간 모임 등은 지속되는 것처럼 지역별로 본인들의 삶과 직접 연관이 있고, 알고 있는 상황에 대해 소규모로 의견을 나누는 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지방 기초의회는 질적으로도 많이 부족하고 권한도 없는 상태인데, 일단 지방정치의 권한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 권한이 늘어나야 감시하고 견제하려는 의지와 시스템도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스마트공장 확대… 경제환경 급변

#화상회의 #인공지능 #스마트공장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가 스마트 팩토리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

국경을 넘어퍼지는 바이러스가 전 지구촌을 흔들고 있다. 앞으로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계로 나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국내 경제분야 근무방식도 급변하고 있어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코로나19로 국내기업 3곳 중 1곳이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원격근무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근무 방식이 확산하려면 우선 보고, 지시 업무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기업 300여 개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업무방식 변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를 시행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4.3%로 코로나19 이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원격근무를 시행한 기업은 대기업 9.7%, 중견기업 8.2%, 중소기업 6.7%에 그쳤지만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시행기업은 대기업 45.8%, 중견기업 30.6%, 중소기업 21.8%로 기업규모에 따라 최대 5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AI 등의 발전으로 인력채용의 기회가 점차 인공지능에 자리를 빼앗기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미래의 직업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분야에서만 채용이 이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 반면 중소기업 등 영세업체들은 스마트공장 등의 최신 시스템 도입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소득을 올릴 수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광주 첨단산단과 평동산단 입주기업들은 앞다퉈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해 수익창출에 나서고 있다.

평동산단 업체 대표는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기계장비 업그레이드는 물론 회사경영 분야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매년 정부와 광주시의 지원에 힘입어 스마트공장 도입을 서두르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관련 한 대표는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하는 지역 기업에 대해 "코로나19로 중소기업의 단기 매출감소와 자금난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프로세스 효율화, 맞춤화 생산 기반 마련 등 디지털로 전환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소기업 문제에 대한 집단적 솔루션의 개발, 디지털기술을 통한 서비스모델의 구축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상화… 모바일 라이프 변화

#거리두기 #언택트라이프 #온라인상거래

광주의 한 교회에서 교인들이 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고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여행을 자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외출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국가 간 입국 거부 사태 또한 유례가 없는 현상이다.

이런 '사태'들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언택트 라이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일상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언택트 라이프'는 대표적인 변화상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모바일 라이프, 언택트 소비의 핵심 계층은 젊은 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모든 연령대가 이런 생활방식을 경험하고 익숙해졌다. 코로나19 진정 이후에도 이런 언택트 현상이 활발해질 것이고, 모바일 등 온라인을 통한 상거래와 소통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예측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도 예측가능한 변화상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소비가 활기를 띠겠지만 대규모 접객업소나 시설들은 과거만큼 영화를 누리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형 뷔페, 대형 몰 및 음식점 등 각종 사업자, 실내 레저형 업소나 대형 휘트니스 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모바일 라이프가 오프라인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가와 취미활동의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적은 야외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이런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이젠 일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위험으로 인한 재택근무가 늘면 주말에는 야외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즐기는 취미활동이나 핸드메이드처럼 취미와 사업이 결합되는 '프로슈머형 취미창업'도 증가할 전망이다.

광주전남연구원 김현철 연구기획부장은 "인공지능이나 5G 전국통신망 기술 등을 기반으로한 비대면 수요가 코로나19로 앞당겨진 꼴"이라며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 서비스가 오프라인 소비를 대체하고, 스마트 워크·재택 근무·사이버 교육 등 전 분야의 디지털화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여가나 취미생활 등 우리의 일상도 비대면 중심의 활동을 급속히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감염병 위기로부터 전이된 경제 위기는 자연·생태계 보전 등 지속 가능성에 디초한 국가 발전 전략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