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파도·꽃… 1004섬 신안 언택트 관광지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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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숲·파도·꽃… 1004섬 신안 언택트 관광지 각광 
휴양숲·조개 박물관 등 특색있는 테마 인기||도라지·꿀풀 활용한 퍼플섬도 생동감 더해||12사도 순례길도 ‘치유의 공간’ 자리매김
  • 입력 : 2020. 08.27(목) 14:16
  • 신안=홍일갑 기자

수석미술관, 도서자생식물 연구센터, 새우란 전시관, 해송숲 오토캠핑장, 보라색 퍼플섬, 12사도 순례길….

섬마다 특색있는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가진 신안이 언택트 시대 새로운 관광 문화를 이끌 관광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태의 보고인 신안군은 갯벌이 전국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생태계가 살아있고 곳곳에 관광자원이 산재한 관광의 보고.

2019년에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7.2㎞ '천사대교' 개통으로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등 7개 섬이 육지와 연결되면서 지난 1년간 누적 관광객이 63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차량도 하루 1만5000여 대, 1년 290만대가 다녀갔다. 보고, 즐기고, 느끼는 방법만 1000여 가지가 넘는다는 1004섬 신안의 숨겨진 명소를 소개한다.

신안 자은도 양산해변에 자리잡은 1004 뮤지엄파크. 신안군 제공

●ICT 기술 접목시킨 1004 뮤지엄파크

천사대교 끝자락 자은도 일대에 조성된 1004 뮤지엄파크는 신안이 자랑하는 새로운 관광명소. 복합 문화예술단지로 자은도 양산해변 일대 50만㎡ 부지에 특색있는 테마로 이뤄진 뮤지엄과 공원으로 구성됐다.

특히 바다를 품은 휴양숲 공원은 태초의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거스르지 않는 섬세한 배치로 현대인의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 되도록 꾸몄으며, 일출과 일몰도 장관이다.

이 가운데 수석미술관은 파도와 바람이 빚어놓은 수석 300여 점을 최신 ICT 기술을 접목해 흥미롭게 꾸몄다. 신안에서 수집된 산수경석은 자연을 옮긴 듯 신비롭다.

국내 수석전시관 최초로 증강현실(AR)을 적용해 산신령이 소개해주는 수석이야기, 돌에 새겨진 문양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 용을 닮은 수석이 날아오르는 연출은 수석을 모르는 사람도 수석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조개박물관도 국내 최대의 조개·고둥 전문박물관으로 해양환경 보호의 중요성과 신비한 바다 생태계를 알기 쉽게 이야기해 준다.

세계조개박물관은 건축면적 975㎡의 백합조개를 닮은 건물 안에 바다 생명체를 탐험하는 듯한 흥미로운 연출로, 전 세계 1만1000천여 점의 신비한 조개고둥 표본과 조개 공예작품이 전시되어 교육과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도서 자생식물 연구센터, 신안 새우란 전시관, 해송숲 오토캠핑장, 유리공예공원 등도 개관을 준비하고 있어 신안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안군 안좌면에서 반월·박지도를 연결하는 퍼플교. 신안군 제공

●보라색으로 물든 섬 반월·박지도

2015년 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반월·박지도에는 섬의 특색을 잘 살린 등산로, 마을식당, 무인카페, 게스트하우스, 둘레길 등이 섬과 조화를 이뤄 고즈넉한 분위기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이면서 행정안전부 '2020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으로 선정된 안좌면 반월도·박지도는 지금까지 68억원을 들여 보라색을 주제로 주민들과 함께 퍼플섬을 조성했다. 지난 12일에는 반월도·박지도를 퍼플섬으로 선포했다.

신안군은 반월~박지도 천사의 다리를 시작으로 섬 입구인 관광안내소, 경로당, 마을회관, 주요 도로변 벽채, 카페, 식당, 식기 그릇, 주민들의 근로복장까지 마을 전체를 퍼플색으로 입혀나갈 계획이다.

섬에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 군락지와 꿀풀 등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여 보라색 섬으로 컨셉을 정하고 목교와 마을 지붕, 작은 창고의 벽, 앞치마와 식기 및 커피잔까지 보라색으로 섬 속의 섬에 생동감을 더했다.

또한, 퍼플섬이 만들어지는 반월‧박지도에는 안좌면 두리에서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하는 1462m의 해양데크 목교 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잠시나마 물위를 걷는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다. 슬로우 푸드의 대표 음식인 김, 감태, 건정, 산채 나물 등을 쉽게 맛보고 구할 수도 있다.

여기에 이곳 퍼플섬은 '문 브릿지(Moon Bridge)'를 통해 반월도, 퍼플교, 박지도까지 7.6㎞에 덤으로 해안산책로를 따라 박지산 4.4㎞를 걸어서 관광을 할 수 있게 돼 명실상부한 서남권 최고의 트레킹코스로 면모를 갖췄고 섬 입구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두 바퀴로 달려도 좋다.

퍼플교의 보라색 조명은 야간에 바닷물과 만나면 야간 조명의 끝판왕으로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움을 선사해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주기도 한다.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라벤더·자목련·수국 등 보랏빛 꽃들이 조성되어 대한민국 최초 섬 자체를 컬러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있다.

12사도 순례길의 하이라이트인 가롯 유다의 집. 작은 무인도인 딴섬에 자리잡고 있다. 신안군 제공

●순례자의 섬 변신한 기점·소악도

신안 압해도에서 40분거리에 있는 작은 섬 증도의 기점・소악도도 순례자의 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섬 주민이 100여 명이 사는 아주 이 곳은 반농반어로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이곳 특산물로는 청정 갯벌에 나오는 낙지가 유명하고 물때에 따라 사라졌다 나타났다하는 노둣길이 바다 위를 걷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12개의 예배당을 연결한 '12사도 순례길'은 마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다 하여 '섬티아고'라고 불리며, 기독교인의 성지순례뿐 아니라 삶에 지친 이들의 쉼터와 치유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병풍도에서 노두길(바다에 돌멩이를 놓아 걸어가는 길)로 연결된 기점・소악도는 2017년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되었고, 한국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여성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의 발자취를 따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작은 예배당' 12개를 설치하였다.

대기섬 선작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얀 베드로 예배당이 반긴다. 이곳부터 12㎞의 순례길이 시작된다.

12개의 작은 예배당 프로젝트에는 모두 11명의 공공조각과 설치미술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강영민, 김강, 김윤환, 박영균, 손민아, 이원석 작가가 참여했다. 장 미셀 후비오(프랑스), 파코(프랑스·스페인), 브루노 프루네(프랑스), 아르민딕스(포르투갈), 에스피 38(독일) 등 작가들도 함께 하고 있다.

건축미술 형태의 이 작품(예배당)들은 노둣길에, 숲 속에, 언덕에, 마을 입구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성당을 닮은 듯한 것도 있고, 프랑스의 몽셀 미쉘의 교회를 닮았거나, 러시아 정교회의 둥근 모양 등 제각각 독특하고 주제가 다른 두 평 이하의 작은 예배당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에는 예수 12제자 천사조각상을 순례자들이 지나는 선착장과 병풍도가 한눈에 보이는 맨드라미 공원, 작은 예배당으로 향하는 노두길 입구 등에 설치하여 병풍도를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신안=홍일갑 기자 ilgap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