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끝섬' 가거도… 국가 문화재 됐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신안군
한반도 '끝섬' 가거도… 국가 문화재 됐다
독도·마라도·백령도와 ‘영해 수호섬’ 이름 올려||독실산·희귀 식물 자생지 등도 보존가치 높아
  • 입력 : 2020. 08.30(일) 16:22
  • 신안=홍일갑 기자
최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7호로 지정된 신안 가거도 섬등반도. 신안군 제공
한반도 최서남단 신안군 가거도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향후 가거도는 독도, 백령도, 마라도 등과 함께 한국의 영해를 수호하는 상징적인 '끝섬'으로 국가의 보호를 받게 된다.

최근 가거도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7호 '신안 가거도 섬등반도'라는 명칭으로 지정됐다.

가거도는 국토의 끝점이자 시작점이다. 서울로부터 420㎞ 떨어져 있고 일본 오키나와와 355㎞, 중국 절강성과 390㎞에 근접해 있는 등 국경의 끝점이자 주변국들과 가까이에 있어 우리 영토를 수호하는 버팀목으로 존재해 왔다.

섬 중앙엔 해발 639m의 독실산이 바다로 펼쳐지면서 형성된 기암괴석과 후박나무 군락이 장관을 이루며 다양한 종류의 희귀식물들이 자생하는 천혜의 섬이다. 수 많은 철새가 봄철과 가을철에 서해를 건너 이동하면서 중간기착지로도 이용되고 있다.

또한 가거도 서남쪽 47㎞에 있는 '가거초'는 수중암초로 지난 2009년 우리나라 두 번째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조성된 곳이기도 하다.

가거도의 지리적 이점에 대한 역사도 깊다. '가거도'라는 지명은 '지도군 읍지'에서 최초로 등장해 오늘에 이르렀다. 가거도는 국제교역선이 지나다니던 길목에 자리해 통일신라 시대부터 중국과의 무역을 위한 중간기항지로 활용되어 왔다. 전남기념물 제130호 가거도 패총, 전남무형문화재 제22호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 등이 남아있는 등 역사·문화자원 측면에서도 가거도 보존 필요성은 높다.

특히 가거도 북서쪽에 자리한 섬등반도는 섬 동쪽으로 뻗어 내린 반도형 지형으로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암봉과 병풍처럼 펼쳐진 해식애가 절경을 이룬다.

'신안 가거도 섬등반도'의 명승 지정은 마지막 '끝섬'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토 최서남단의 가거도는 국토의 동쪽 끝인 독도(천연기념물 제336호),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명승 제8호·천연기념물 제391호)와 최남단인 마라도(천연기념물 제423호)와 함께 우리 국토를 감싸는 '끝섬'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가거도 명승 지정으로 영해를 지키는 상징적인 4개의 '끝섬'들이 모두 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를 통해 국토에 대해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가거도 섬등반도 명승 지정을 계기로 국토 최서남단에서 영토를 지키고 살아가는 지역주민들의 노고에 고맙다"며 "그분들이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가거도의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보존·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안=홍일갑 기자 ilgap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