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 북상에 한반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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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마이삭' 북상에 한반도 '긴장'
2~3일 많은 비…바람도 매우 강할 듯 ||'바비'보다 몸집 크고 '매미'때와 비슷||피해 줄여라…전남도 등 대책 분주 ||"태풍대비 국민행동요령 준수 해야"
  • 입력 : 2020. 09.01(화) 16:43
  • 양가람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1일 오전 4시 발표
광주와 전남이 2일 낮부터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의 영향권 안에 든다.

1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이날 오전 9시께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49m, 강풍반경 380㎞에 이르는 '매우 강한' 태풍이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가 넘으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아가며 달리는 차가 뒤집힐 수도 있다.

기상청은 광주와 전남이 2일 낮부터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 2일 밤부터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된 비구름으로 3일 낮까지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이 50~150㎜, 전남 동부가 100~300㎜다.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겠다.

2~3일은 광주와 전라남도에서 시간당 최대순간풍속이 72~144㎞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도 8~10m로 매우 높게 일겠다. 2일 밤에는 남해안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져 폭풍 해일도 발생할 수 있어 해안가 저지대의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이동경로상 2일 오후부터 3일 오전까지 강풍을 동반한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겠다. 각종 시설 관리에 신경쓰고, 농경지 침수 등 피해 없도록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 '바비'보다 몸집 크고 '매미'와 비슷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제8호 태풍 '바비'보다 강하게 한반도를 휩쓸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중심기압 등으로 보면 바비와 비슷한 강도지만, 서해상으로 이동경로가 바뀌면서 내륙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바비보다 한반도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강한 바람이 위험했던 반면, 비구름을 동반한 마이삭은 비와 바람이 모두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마이삭의 강풍반경 안에 한반도 대부분 지역이 포함돼 있어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삭의 예상 진로는 2003년 태풍 '매미', 2002년 태풍 '루사'와 가장 비슷하다. 하지만 태풍의 위력은 훨씬 강하다. 상륙 시점을 기준으로, 중심 풍속은 매미가 초속 38m, 루사가 초속 36m다. 반면 마이삭은 상륙 시점 초속 40m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3번째 태풍이자, 첫 가을 태풍인 '마이삭'이 역대 최악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태풍의 강도나 영향반경은 현재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긴급안전대책 세우고 태풍 피해 '철통 방어'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달 31일 태풍 '마이삭'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상황판단회의를 갖고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없도록 사전조치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안전조치를 이행토록 특별 지시했다. △산사태, 축대 붕괴 우려지역, 해안저지대 등 주민 대상 긴급재난문자 마을방송으로 사전 대피 △집중호우 태풍 피해 지역 2차 피해 방지 △위험지역 안전선 설치 및 출입통제 △댐 저수지 저수율 조정은 관계기관과 사전협의해 하천 범람·붕괴 없도록 조치 △사전 물꼬 확인 및 농업시설 고정·보강으로 농업피해 대비 △지붕·간판·화분 등 날아갈 수 있는 시설물 및 적치물 결속 결박 등이다.

또 전남도는 기상청 태풍예보에 따라 비상근무를 편성하는 등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선제적으로 운영해 태풍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대비할 방침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역시 1일 나주 본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긴급안전대책 영상회의를 열고 피해예방 대책을 점검했다. 공사는 이날 오후 1시 재난안전종합상황실의 비상 대응 단계를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전체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저수율 70% 이상 저수지는 사전 방류를 실시하고 공사현장 1077곳과 배수장 942곳에 대한 긴급점검도 실시했다.

오랜 장마와 폭우로 제방 경사면이 유실되는 등 피해를 입은 저수지와 D등급 저수지 등 취약 시설에 대해서는 저수지 물 빼기, 취약구간 방수포 덮기 등의 조치를 취하고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태풍국민행동요령에 따르면, TV나 라디오, 스마트폰 등으로 태풍의 진로와 도달시간을 미리 알아둔 후 하천 근처에 주차된 자동차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또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창문, 출입문 또는 마당이나 외부에 있는 헌 가구, 놀이기구, 자전거 등은 단단히 고정해 둬야 한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