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코로나블루와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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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코로나블루와 무등산
  • 입력 : 2020. 09.03(목) 17:05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마라톤과 100m 를 뛰는 육상 선수는 골인점, 즉 목표점이 있어 2시간 넘은 긴 시간과 10초 안팎의 짧은 시간동안 사력을 다할 수 있다. 달리는 동안 엄청난 고통을 버틸 수 있는 힘은 아마도 끝(FINISH)이 있어서일 게다. 하지만 올해 창궐한 코로나19 감염병은 그 끝이 언제일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앓고 있는 이유다.

'코로나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광주시와 자치구가 24시간 운영 중인 '코로나19 심리지원단'과 '5개 자치구 심리지원반'을 통해 지난 2월부터 7월 말까지 진행된 심리 상담 건수가 7433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이 아닌, 일반 시민들과 자가격리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이지 사실상 모든 국민이 감염증 사태로 정신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이들 상담자들은 불안과 우울감을 넘어 분노하는 감정을 드러내는 상담자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에다 집안과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피부 질환이 생기고 심지어는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코로나 재확산을 막는데만 치중한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가 깊어져 가고 있다. 심리지원단 운영을 통해서만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을 치유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일상화와 장기화가 불가피한 현실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블루를 해소하는 방안도 적극 마련해야 한다. 봉쇄만이 능사가 아니다. 숨통을 틔워주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도권과 함께 거리두기 2.5단계의 방역이 적용되고 광주지역의 경우 무등산을 치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40만 인구를 둔 광역시에 국립공원을 지척에 둔 점을 유익한 자원으로 이용해야 한다. 무등산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있어 공단이 탐방객을 위해 철저한 방역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사전 예약제·3단계 방역 시스템을 운영해 50여 만명이 이용한 완도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도 '위드 코로나(With Corona)시대'에 걸맞는 대응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