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관광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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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자전거 관광 도시'
박수진 정치부 기자
  • 입력 : 2020. 09.06(일) 18:12
  • 박수진 기자
박수진 정치부 기자
'세계 행복지수 1위' 휘게의 나라, 덴마크 코펜하겐은 '자전거 왕국'이다. 발길이 닿는 도시 곳곳에 자전거로 넘쳐난다. 시민들의 62%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 한다. 교통 수단으로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역 주변에 자전거 주차장이 대규모 확보돼 있다. 자전거와 기차를 연계한 '자전거 관광'이 활성화된 이유기도 하다. 러시아워 때는 신호등이 자전거 운행에 맞게 바뀐다.

이처럼 '자전거 왕국'이 된 데에는 2050년 '탄소 제로 국가'를 표방한 덴마크가 자전거를 친환경 교통 수단으로 도입, 인프라를 잘 구축한 탓이다.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28개 지자체는 '자전거 고속도로' 네트워크도 만들었다. 지난 2012년 개설된 자전거 고속도로는 도심과 교외를 연결하고, 주거, 학교, 상업 지구를 연결한다. 덴마크에서 자전거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기후 위기와 코로나 사태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대중교통을 피해 출퇴근 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전거 친화 도시'를 선언한 광주시는 무인 공공자전거 '타랑께'를 운영 중이다. 시는 지난달 초 지하철 1호선 운천역·상무역 등에 무인대여소 13곳에 스마트 잠금장치를 이용한 공공자전거 200대를 마련했다.

기존 자가용 중심 여행 문화를 자전거 여행 문화로 바꾸는 움직임도 일고있다. 자전거를 중심으로 여행 패러다임을 바꾸는 여행 플랫폼 '자전거라도(羅道)'가 대표적이다. 자전거와 기차를 연계한 여행인데, 송정역을 거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전라도 곳곳으로 여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기후 위기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서 자전거는 대중 교통수단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럴려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를 잘 갖추어야 한다. 예산과 인력 충원 등 자전거 정책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자전거 관광 정책' 개발을 통해 지역 관광과 일자리 창출까지도 도모할 수 있다. 코로나로 관광의 패러다임이 소규모 국내 관광으로 전환되고 있는 이 시점에 더욱 그렇다. 자전거를 타고 광주와 전남 구석구석을 누비는 '자전거 관광 도시' 가 될 날을 상상해본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