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태풍보다 무섭다' 가을 태풍…"관심 가지고 예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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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태풍보다 무섭다' 가을 태풍…"관심 가지고 예방 필요"
30년간 '한반도 영향' 태풍 중 가을 발생 25%||가을 피해 훨씬 커…"높은 해수온·기압골 영향"
  • 입력 : 2020. 09.06(일) 17:54
  • 김해나 기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인 가운데 6일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해안가에 높은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뉴시스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북상 중인 가운데 역대 가을 태풍이 여름보다도 강력해 광주·전남 지역에 큰 피해를 남겼던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일 국가태풍센터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1989∼2019년)동안 북서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107개다.

이 중 25%에 해당하는 27개의 태풍이 가을인 9월(23개)과 10월(4개)에 발생했다.

여름철(6~8월)은 총 79개(74%)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큰 피해를 남긴 태풍은 가을에 집중돼 있다.

재산 피해금액이 가장 컸던 태풍 1·2위는 2002년 루사(RUSA·8월30일~9월1일)와 2003년 매미(MAEMI·9월12~13일)였다. 역대 최다 피해를 남긴 태풍 11개 중 7개가 가을 태풍이었다.

가을 태풍은 광주·전남에도 맹위를 떨쳤다.

지난해에는 13호 링링(LINGLING), 17호 타파(TAPAH), 18호 미탁(MITAG)등 강력한 태풍이 잇따라 발생했다.

링링(9월2~8일)에 따른 피해 규모는 101억원으로 집계됐다. 타파(9월19~23일)는 재산 피해 11억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미탁(9월28일~10월3일)은 100억원대 피해를 줬다. 김 채묘시설 피해가 컸던 해남·진도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2012년 산바(SANBA·9월15~17일)는 322억4700여만원의 피해를 야기했다.

앞서 2010년에는 곤파스(KOPASU)가 9월1일부터 같은달 3일까지 신안·무안 등 전남 서남해안에 위력을 떨치며 69억6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줬다.

2016년 차바(CHABA)도 10월3일부터 나흘동안 전남 지역에만 67억4700여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가을 태풍의 피해가 큰 이유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 △북태평양 고기압 약화 등이 꼽힌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 장기화 영향으로 서·남해상 수온이 낮아졌고, 북상하는 태풍이 '고온 수증기'를 지속적으로 공급 받아 비구름대가 커진다고 분석했다.

또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차 약화되면서 기압골의 가장자리를 타고 태풍이 한반도로 향하는 '통로'가 형성되기 때문에 여름 태풍보다 한반도 내륙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을 태풍은 수에 비해 피해 규모 면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면서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아진 9월 들어 수증기 유입이 늘고, 기압골 변화로 인해 가을철에 태풍이 강하게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풍 기상예보에 늘 관심을 갖고 사전에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