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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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코로나 추석'
박성원 디지컬콘텐츠본부장 겸 경제부장
  • 입력 : 2020. 09.07(월) 15:25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코로나19' 얘기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참으로 힘들고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간다. 지난 여름은 우리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겨줬다. 사상 유례가 없는 코로나 감염병 확산으로 평범한 일상이 무너졌고, 집중호우와 잦은 태풍도 우리를 힘들게 했다. 어느덧 여름이 가고 시원한 바람과 드높은 하늘이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민족 대명절 추석도 성큼 다가왔다.

매년 설, 추석 명절만 되면 고향 찾는 인파로 대한민국은 대혼잡이 벌어졌다. 도로는 차량으로 막히고 역과 터미널도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고향을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3000만명을 뛰어넘었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이 들썩이는 '민족대이동'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이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운전을 감수하는 귀성전쟁을 치르면서까지 고향을 찾는 이유는 뭘까. 귀성객들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지, 이웃들과 어우러져 짧게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고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되찾았다.

코로나19 탓에 올 추석엔 해마다 되풀이되던 대규모 귀성 행렬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 맞는 추석에 '민족대이동'이 이어질 경우 감염 차단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명절 기간 고향·친지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부득이하게 방문하더라도 장소와 동선별 생활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힌 추석 연휴 생활수칙 중 '명절 맞춤형' 권고사항이 눈길을 끈다. 벌초는 산림조합, 농협 등에서 제공하는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고, 고향과 친지 방문은 되도록 짧게 한다. 각지에서 친척들이 방문하는 만큼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선 외부인 출입을 삼간다. 제사나 차례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식사 시엔 개인 접시, 배식 수저 등을 사용해 음식을 덜어먹어야 한다.

성묘는 미리 하고,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나는 등 명절 풍속도가 변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 추석 풍경은 예년과는 한참 달라질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코로나 추석'이지만, 한해의 땀과 노력의 결실을 거둬들이면서 온 가족이 모여 혈육간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성원 디지털콘텐츠본부장·경제부장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